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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누지?”
한인 상장은행 고위 간부 C씨는 최근 직원들의 자리 배치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백신 보급 확산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과 백신 접종 직원과 비접종 직원간의 갈등 때문이다.
이 간부는 “실내에서 무조건 적인 마스크 착용 규칙을 적용하고 있어 추가 감염에 대한 위험은 적다고 생각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원들의 자리 배치와 정기적인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직원들 서로 누가 백신 접종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다 알고 있고 이 문제로 나름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안다. 비접종 직원의 재택 비율을 보다 늘리거나 자리를 따로 배치하는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이런 조치가 혹시 불평등적인 요소가 있거나 소송 위험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자문을 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백신접종을 마친 직원들은 비접종 직원들이 ‘이기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백신접종 직원들은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고 돌파 감염 사례도 늘고 있는데 백신을 일부러 맞지 않는 것은 전염 위험을 높이는 이기적인 행위다”라며 “물론 이 문제로 비 접종 직원들이 인사나 기타 문제에서 불합리한 조치를 받으면 안되겠지만 모두를 위해서 최소한 기본적 조치는 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신접종 직원도 “백신접종 직원 및 현장 출근 직원의 업무 부담이 비접종 및 재택 근무 직원과 비교해 높다. 직장이라는 것이 100% 자기 업무만 할 수 없고 부가적인 일들이 생기는데 비접종 직원과 재택 직원은 이 부담이 적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비 접종 직원들은 “마스크 착용과 정기적인 손세척 그리고 거리두기 등으로 이미 충분한 조치를 하고 있다. 백신 부작용 사례도 있고 법적인 의무조항도 아닌데 이를 두고 편가르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알게 모르게 비접종 직원들을 은근히 따돌리는 분위기가 있고 이것이 후일 승진이나 업무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어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 직원과 비접종 직원간의 갈등은 비단 한인 은행 뿐이 아닌 전 직장에 해당된다.
실제 세이파스 앳 워크(Seyfarth at Work)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한 응답자의 약 37%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직원들이 전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온라인 설문 조사 기관 퀄트릭스(Qualtrics)가 미국인 근로자 10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 내 백신 의무화 정책에 대해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가 ‘백신 의무화를 지지’한다고 답해 ‘고용주가 백신을 의무화한다면 퇴사하겠다’고 밝힌 23%를 약 3배 가량 상회했다.
성별로는 남성(63%)이 여성(56%)보다 직장 내 백신 의무화에 적극적이었고 정치 성향으로는 민주당 지지자(81%)의 백신 의무화 지지율이 공화당 지지자(45%)에 비해 36%포인트나 높았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