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 등에 서한 발송… “북한 정권 비핵화 약속 없이 안 돼”
외교부 당국자, 브리핑 자청해 “종전선언, 비핵화협상 마중물로 전술적 활용”
한국계 영 김 등 미국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35명은 7일(현지시간) “북한 정권의 비핵화 약속이 없는 일방적인 한국전 종전선언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등은 이날 이러한 내용의 공동 서한을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앞으로 발송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김 의원이 주도한 서한에는 한국계 미셸 박 스틸 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 등이 서명했다.
김 의원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지지하고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김정은 정권의 확고한 약속 없이 일방적인 종전선언 제안이 초래할 위험성을 바이든 행정부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한에서 “종전선언이 평화를 촉진하는 대신 한반도 안보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종전선언) 전략의 분명한 위험성을 놓고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김정은 정권은 지금까지 종전선언 추진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면서 평화 회담에 앞서 제재 완화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며 “김정은 정권이 평화 협정 조건을 준수할 것이라는 이론을 뒷받침할 역사적 선례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종전선언은 한반도의 미군과 지역 안정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하기 전에 미군의 한반도 철수를 고려할 수 있는 문을 여는 것은 미국 안보에 처참한 결과를 불러오고 미국, 한국, 일본인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서한 내용이 보도되자 외교부 당국자는 8일 자청한 언론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은 현재의 정전체제의 법적·구조적 변화를 일절 의미하지 않으며 평화협정 발효 시까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한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에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을 비판한 데 대해서는 “종전선언은 대화 재개 및 비핵화 협상의 마중물로 활용할 수 있는 전술적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브래드 셔먼 의원 등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23명이 지난달 4일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서한을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 등을 거론하며 “다양한 목소리와 입장을 균형 있게 다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도 말했다.
외교부가 미국 의회의 움직임에 대해 직접 반박 성격의 설명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 당국자는 “정부가 특정 국가의 의회내 움직임에 대해서 공식 논평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맞지 않지만, 오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입장을 비공식적으로나마 재차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의회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는 미국 의회와도 긴밀히 소통하며 종전선언의 중요성에 대한 미국 조야의 이해를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