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000명대 확진에…李·尹 ‘文정부 때리기’ 한목소리[정치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감염병 대응 정책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양당 대선주자들이 ‘코로나 민심’ 챙기기에 바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7000명대를 넘어선 가운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도입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커진 탓이다. 여야 모두 방역 대책을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를 때리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대선 국면에서 중요한 변수다. 코로나19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 또 시민들이 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으로 ‘K-방역’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선거 직전 민주당이 추진한 전 국민 재난 지원금 지급이 거론되는 이유다.

현재 코로나 민심은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7~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정부 대응 평가’를 조사한 결과, ‘잘못한다’는 응답은 47%, ‘잘한다’는 응답은 44%였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부정평가는 15%포인트 상승, 긍정평가는 1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부정평가의 이유로 ‘방역·확산억제 못함’(19%),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 우려’(14%), ‘늑장 대응’(13%), ‘일관성 없음’(10%) 등이 꼽혔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장이 난처해진 민주당과 이재명 대선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에 각을 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9일 정부의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을 놓고 “정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며 “그간 정부가 청소년 백신접종을 권고사항이라고 한 후 충분한 설명이나 사회적 논의 없이 곧바로 백신접종을 강제하는 정책을 내놓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아청소년 백신접종이 필요하더라도 백신 효과성·안정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 불식 및 보상·지원 강화 방안이 먼저 제시됐어야 한다”며 “왜 청소년 접종이 필요한지 과학적 설명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역시 같은 날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미접종자에 대한 인권침해, 이상 반응 불안감, 형평성 문제까지 이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희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감염병 대응 정책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민생 국가책임제’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방역조치로 인한 피해를 국가가 온전하게 보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와 대응 방향을 달리 해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의 1차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후보 역시 한 목소리로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를 발족하고 지난 10일 첫 회의를 열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총선 때 경험했듯 코로나 사태 초기였음에도 선거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다”며 “코로나 사태가 대선 자체를 그냥 삼켜버릴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국민 심리라는 건 불안하게 되면 믿는 것이 결국 정부”라며 “변화에 대해 별로 관심을 안 갖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선거 자체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걸 명확히 인식해야한다”고 했다. 총선 때의 상황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위기감 섞인 메시지다.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 역시 사흘 연속 국가책임제, 재택치료원칙 개편 등 코로나 극복 공약을 발표하며 정부에 날을 세웠다. 원 본부장은 “코로나 백신 부작용은 정부가 책임져야 하지만 오히려 그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겨 왔다”며 “윤석열 정부는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도 지난 6일 “민주당 정부는 중환자 병실을 늘리는 늘리는 데 써야 할 돈을 오로지 표를 더 얻기 위해 전 국민에게 무분별하게 뿌려댔다”며 “국민의 귀중한 목숨보다 선거에서의 표가 더 중요하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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