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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LA)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오는 7월 1일부터 15달러에서 16.04달러로 오른다.
LA시 당국이 3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LA시에 등록돼 있는 사업체라면 종업원수와 관계없이 모든 곳이 인상된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1월 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종업원 26명 이상인 기업은 15달러, 그 이하인 업체는 14달러로 인상했지만 개별 지방 시와 카운티 정부는 자체적으로 인상률을 더 높일 수 있다.
LA시는 노동통계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지난 7년 동안 빈곤 억제를 명분으로 꾸준히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려왔다. 7년전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했던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7월 1일부터 16.04달러로 시급 최저치를 인상하는 발표를 하면서 “더 나은 임금을 위한 우리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LA지역의 주거비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비춰 불가피하다는 게 가세티 시장을 비롯한 시 당국의 입장이다.
LA의 지역별 상공회의소 등 사업주의 이익을 옹호하는 단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여전히 불만이 많지만 일부 업주는 근로자들이 LA의 비싼 생활비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기도 하다.
LA에서 태국식당을 4개 운영하고 있는 벤 베리 사장은 LA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며 “우리 직원들은 주거비를 감당하려면 높은 임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급을 올려주지 않으면 인건비 경쟁력에서 뒤져 비즈니스가 어려워진다”라며 “하지만 인건비 상승은 식품 가격 등을 올리는 원인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미용용품 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불과 몇년 만에 시간당 최저임금이 12달러에서 15달러로 올랐다”라며 “이미 최저임금보다 많이 받는 직원도 더 올려달라고 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건비 상승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지만 매장 운영시간을 단축해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줄여 급여를 아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밸리지역의 상공인 단체 스튜어트 왈드만 회장은 “소비자에게 제품 가격을 올려 받게 될 뿐 아니라 일부 사업체가 LA를 떠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