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바이러스 발견으로 노벨상 받은 佛과학자 몽타니에 별세

프랑스 과학자 뤼크 몽타니에.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 프랑스 과학자 뤼크 몽타니에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AFP통신 등은 10일(현지시간) 몽타니에가 지난 8일 파리 근교 뇌이쉬르센에 있는 파리 아메리칸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바이러스학자인 몽타니에는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나중에 HIV로 확인되는 물질을 분리해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연구를 같이 진행한 동료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와 함께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몽타니에와 바레시누시가 이룬 업적은 HIV 검사와 에이즈 치료제인 항레트로바이러스제 개발을 앞당겼다.

몽타니에는 코트디부아르와 카메룬 등 에이즈로 피해를 본 국가로 돌아가는 과학자들을 돕겠다며 에이즈 연구 및 예방센터 건립을 지원하는 재단을 세우기도 했다.

미국 과학자 로버트 갈로가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바이러스를 찾아냈다고 주장하면서 분쟁이 빚어졌으나 1987년 몽타니에가 바이러스를 발견했고, 갈로가 최초의 HIV 검사를 만든 것으로 정리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푸아티에와 파리에서 의학을 전공한 몽타니에는 1960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에 합류했고, 1972년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바이러스학 담당 부서를 이끄는 수장이 됐다.

그러나 몽타니에는 2000년대 후반부터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주장을 펼치고 반복적으로 백신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과학계에서 외면을 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연구실에서 만들어졌으며, 코로나19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의 주장은 바이러스학자와 역학자들에게 인정받지 못했지만, 코로나19 백신에 반대하는 세력에서는 지지를 받았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