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조사단, 日오염수 방출 관련 “승인이나 반대 안해…각국 책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전경. [AP]

[헤럴드경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의 안전성을 검증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은 자신들이 방출을 반대하거나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을 이끌고 일본을 방문 중인 리디 에브라르 IAEA 사무차장은 18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IAEA가 일본이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IAEA는 결정을 승인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각국의 책임하에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에브라르 사무차장은 "원자력 안전에 관한 프로젝트를 반대할지 승인할지 결정은 (각국) 국가 규제 기구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양 방출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느냐는 물음에 "다른 선택지에 대한 검토는 과거에 끝났다"며 조사단의 이번 활동은 해양 방출 계획을 결정한 일본으로부터 기술적 지원 요청을 받아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인식을 표명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높은 안전 기준에 따라 각 국의 원자력 안전 규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안전성을 유지하는 장치가 충분한지 상호 평가를 제공할 것이라고 IAEA의 역할을 설명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도록 일본어를 구사하는 원자력 전문가를 상주시킬 것이냐는 물음에는 "IAEA의 역할이 현장에서 규제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며 특정한 단계에서 필요에 따라 현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나 일본 내에서 오염수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관해 "다른 무엇보다 우리는 그들의 우려를 매우 주의 깊게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스타보 카루소 IAEA 핵안전·보안국 조정관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어민단체나 환경단체 관계자 등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이들을 만났거나 앞으로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일본 정부 측에서 정한 상대와 만나게 돼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IAEA의 안전기준을 토대로 평가해 누구든지 볼 수 있도록 나중에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활동에 관한 보고서는 4월말께 나올 예정이다.

IAEA 조사단은 이번 방문 기간 후쿠시마 원전의 탱크 속에 보관 중인 오염수 등의 샘플을 채취했으며 모나코와 오스트리아 등에 있는 세 곳의 연구소에서 분석할 예정이다.

IAEA 조사단은 지난 14일 일본에 도착해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했으며 경제산업성과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관계자 등을 만났다.

조사단에는 김홍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 겸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겸임 교수가 포함됐다.

이외에도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베트남,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마셜제도의 원자력 전문가가 조사단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봄부터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오염수를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로 거른 후 바닷물에 희석해 해양 방출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4월 확정했다. 일본 정부는 ALPS로 거른 오염수를 '처리수'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도쿄전력은 해저 터널을 이용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1㎞ 떨어진 앞바다에 방출하는 계획을 내놓았으며 현재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이를 심사 중이다.

도쿄전력의 설명에 의하면 ALPS를 사용하면 세슘을 비롯한 62가지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트리튬)는 제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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