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폐기물 운반 안해”…佛 선사 선언에 해운업계 ‘촉각’

[CMA CGM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해운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바람이 강하게 부는 가운데 프랑스 선사가 해양 오염의 주요인인 플라스틱 폐기물 운반을 거부하고 나서 주목된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로돌프 사드(Rodolphe Saade) CMA CGM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 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주최로 열린 해양 국제회의 ‘원오션서밋’에 참석해 “오는 6월 1일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수송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회장은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런 유형의 폐기물을 선별 또는 재활용하지 못하는 지역으로 수송되는 일을 사전에 막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인 바젤액션네트워크(BAN)에 따르면, CMA CGM 그룹은 연간 40피트 컨테이너(FEU) 5만개 분량의 폐플라스틱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8000FEU를 취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CMA CGM은 해양으로 유입되는 폐플라스틱이 연간 1000만t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향후 20년새 2900만t까지 늘어날 거라며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한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선진국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다. 실제 중국은 서방에서 자국으로 수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인근 해역을 오염시키자 지난 2017년 폐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은 중국 대신 동남아 지역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처를 옮겼다. 플라스틱오염연합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18년 한 해 15만7000TEU(20피트 컨테이너)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출했다.

글로벌 선사 중 대표 주자인 CMA CGM의 플라스틱 폐기물 수송 중단이 다른 선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ESG가 새로운 경영철학으로 떠오른 만큼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 중단 등 친환경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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