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통합정부’ 효과?… 反尹 조짐에 尹 “좋은 일” [종합]

심상정(왼쪽부터)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홍석희·이원율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23일 발표한 ‘통합정부’ 구상이 일정부분 호응을 얻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차 법정 TV토론에서 이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는 큰 마찰을 빚지 않았다.

이날 TV토론에서 가장 날선 공세를 받은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다. 윤 후보는 그러나 토론이 끝난 뒤 “나쁜 것 아니지 않나. 저는 좋은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 후보는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2차 법정 TV토론에서 “거대 양당이라는 구조 속에서 서로가 실패를 유도하면서 기회를 얻는다. 이런 구조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안 후보와 심 후보를 향해 국민통합 정부, 다당제 국민통합 국회, 분권과 협력의 민주적 권력 구조 등을 공개적으로 제시 한 바 있다. 이 후보는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제3의 선택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각 정치 세력이 연합할 수 있는 통합정부와 국민내각이 필요하다”고 시작 모두발언에서 밝혔다. 이 후보의 이날 발언 중에는 유독 ‘공감’이란 표현이 많이 등장했는데 모두 5회 사용됐다. 주로 심 후보와 안 후보가 특정 의견을 개진했을 때 그에 대한 반응으로 ‘공감’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윤 후보를 향해선 ‘입만 열면 거짓말’, ‘계속 거짓말’ 등의 다소 거친 단어로 대응한 것과는 결이 다른다.

심 후보와 안 후보도 권력 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큰 틀에서 동의했다. 심 후보는 “양당체제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 개헌 이전이라도 권력 실천을 시작해야 한다”라며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꿔야 한다. 국회 추천 국무총리제, 다당제 하 책임 연정 등을 통해 국정 중심을 청와대에서 국회로 옮기겠다”라고 했다.

안 후보도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꿔야 한다”라며 “결선투표제 도입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민심 구조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선거 제도로 바꿔야 한다. 거대 양당이 아니라 다당제가 가능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은 민주당의 정치 개편에 대해 ‘그동안은 뭐하다 지금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심 후보는 “말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 제게 동의를 구하지 마시고 하시면 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의 득실을 따지거나 이용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라며 “민주당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진심을 다해서 실천하길 바란다”고 했다. 안 후보는 “개헌 이전에도 대통령이 충분히 할 수 있는 권력 분산 방법이 많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정치개혁 제안에 대해 나머지 3명 후보가 호응을 하자 “중요한 담론들이 선거를 불과 약 열흘 앞두고 나왔다. 정권교체라고 하는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정치교체로 치환하는 선거 전략”이라며 “이미 민주당은 실천하지 못하는 정당이라고 입증됐다. 연동형 비례제도를 도입한 뒤 정의당의 뒤통수를 치고 배신했다”라며 “진정성이 의심된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가장 극적인 장면중 하나는 심 후보가 안후보와 윤 후보를 향해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순차로 물어본 때였다. 심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우리 안철수 후보님 그동안 국민의힘 하고 이제 단일화 이야기가 그동안 있으셨는데 어떻게 지금 양당 단일화가 열려 있습니까”라고 묻자 안 후보는 “지금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잠시간의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심 후보는 이번에는 윤 후보를 향해 “뭐 앞으로 더 추진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까? 윤석열후보님?”이라고 묻자 윤 후보는 “글쎄 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저희도 노력하고 있습니다”고 답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투표 용지가 인쇄되기 전인 27일까지는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의 토론 중에 윤 후보가 나머지 3명 후보들의 집중 질문 받은 것 같다는 질문에 “글쎄 뭐, 나쁜건 아니지 않나.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질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의견을 많이 물어보는게 아닌가, 그래서 저는 그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심상정(왼쪽부터)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으로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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