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러産 원유 대체 불가”…OPEC, ‘금수 추진’ EU에 경고장

모하마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의 모습.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연합(EU) 대표단과 회담 석상에서 “현재 수요를 감안한다면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조치는 아무것도 없다”며 EU의 증산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산(産)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동참하려는 유럽연합(EU)의 움직임에 경고장을 날렸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OPEC과 EU 양측 대표단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한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서방 국가들이 추진 중인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와 OPEC 회원국의 원유 증산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모하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러시아산 원유에 현재 부과된 금수 조치를 비롯해 추가될 수 있는 각종 제재 등을 감안한다면 국제 원유 시장에서 일간 700만배럴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수요를 감안한다면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조치는 아무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U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검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직접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OPEC 회원국들의 증산을 요청하고 나선 EU 대표단을 향해서도 OPEC은 사실상 선을 그었다. OPEC이 글로벌 원유 시장의 균형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EU 측 대표단에 대해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현재 국제 원유 시장의 불안 요인은 OPEC의 통제 밖에 있다”고 되받아쳤다.

지난 2016년 9월 알제리 알제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장에 마련된 OPEC 로고의 모습. [로이터]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서방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친(親)러시아 행보를 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는 오는 5월부터 하루 43만2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기존에 비해 겨우 3만2000배럴 추가함으로써 사실상 서방 진영이 끈질기게 요구해온 대규모 증산을 거절한 것으로 읽힌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적극 추진 중인 EU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가 열린 룩셈부르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가 이날 합의되지 않았지만 EU의 차기 대러 제재 패키지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그는 “러시아 석유·가스 수입금지를 포함해 아무것도 고려 대상에서 빠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27개 회원국 중 대략 5∼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러시아 석유 수입금지에 대해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들은 석유 수입금지 조처를 하기 전에 다른 곳에서 공급을 확정하고, 국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이행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영상제공=국회방송)
(영상제공=국회방송)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