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깜짝방문’ 미 국무·국방, 추가 군사지원·신임대사 발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수도 키이우을 찾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24일(현지시간) 기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의 외교,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면담한 뒤 추가 군사적·외교적 지원을 약속했다.

2월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미국 정부 최고위 인사의 첫 우크라이나 방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한 뒤 우크라이나에 군사 차관 3억2200만달러(약 402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 지원을 포함해 동맹국과 협력국 15곳에 7억1300만달러(약 8900억원) 상당의 군사 차관을 지원하기로 했다.

15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 군수 장비를 지원하는 국가다. 이 지원금은 기부가 아닌 차관 형식이며 미군의 군수물자를 구매하는 데 사용된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에 1억6500만달러(약 2060억원) 상당의 탄약 판매를 승인했다. 이 탄약은 우크라이나군이 사용 중인 구소련제 무기와 호환 가능한 종류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외교적 지원도 약속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로 현재 슬로바키아 대사인 브리지트 브링크를 지명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직업 외교관인 브링크는 2019년부터 슬로바키아 대사로 일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사이프러스, 조지아,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일했다. 우크라이나 대사는 미국 상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러시아 침공 직전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철수했던 자국 외교관을 이번 주부터 복귀시키기로 했다. 이들은 일단 서부 리비우 지역에서 일할 예정이다. 현재 폐쇄 중인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당분간 문을 열지 않을 방침이다.

러시아는 최근 ‘2단계 작전’을 선언하고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남부의 해안선을 따라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전 지역의 전투가 격렬해지고, 인도적 참사 피해도 점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방문은 추가 지원을 발표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전쟁중인 키이우를 직접 방문함으로써 ‘적국’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애초 미국 백악관과 정부는 두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 사실을 명확히 확인하지 않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23일 “내일 미국에서 사람들이 온다. 미국 국무, 국방장관을 만날 것”이라며 ‘극비 일정’을 흘리면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24일 심야에 두 장관을 만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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