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모기지 부서 ‘해고 칼바람’

The leader separ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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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모기지 부서와 모기지 업체에 ‘해고 칼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수년간 미 대형은행의 모기지 부서에서 일해 왔던 한인 C씨는 얼마 전 상사의 미팅 요청에 ‘올 것이 왔구나’라는 감이 들었다고 한다.

해고통보가 전해지고 퇴사 일사도 정해졌다. 생각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걱정한다고 고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만한 나이는 한참이나 지났다.

타 부서로 전근을 원한다면 자리를 알아보겠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는 너무 지친 자신을 발견했고 고사했다.

다행히 그간 아껴 모은 비상금이 있고 아내는 직장내 위치가 탄탄하다. 아이도 아직 어려 큰 지출이 들어가지 않는다. 길지 않겠지만 머리를 식히고 다음을 생각할 여유가 있다.

C씨가 근무하던 은행은 최근 미 전역의 모기지 부서 담당자 1000명 이상에게 퇴사를 통보했다.

웰스파고 등 기타 대형 은행들도 수백에서 천여명에 달하는 정리해고 대상자를 확정하고 통보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타 부서로 옮긴 직원들의 경우 대부분 근속 연수가 짧은 젊은 직원들로 C 씨와 같은 중견 간부가 버티기에는 너무나도 눈치가 보이는 자리다.

한인 은행들도 대형 은행만큼은 아니지만 실적이 돋보이지 않는 일부 중견 직원을 중심으로 정리 대상 명단을 짜고 있다. 모기지 금리 폭등으로 신청건수가 줄고 있고 결원에 따른 공백은 발달한 인공지능과 상대적으로 임금 지출이 적은 신입채용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한인 상장은행의 한 직원은 “얼마 전부터 모기지 관련 부서에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사무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라며 “이기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나 만 아니면 좋겠다’며 속으로 중얼거린다”고 털어놓았다.

정리 해고 바람은 은행만이 아닌 모기지 전문 업체에도 불고 있다. 국책 모기지 업체 페니매와 프레디맥은 물론 페니맥, 론 디포, 페어웨이 인디펜던스, 인터퍼스트, 무브먼트, 베터, 오거스타, 미스터 쿠퍼, 그리고 로켓 등도 올해 안에 전 직원 중 5~10%를 해고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으며 플래스 스타 등 일부 업체들은 이미 20%에 달하는 직원들을 정리했다.

대형 온라인 모기지 업체에 재직 중인 한인 Y 씨는 “모기지 금리 급등이 계속되는 한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전해 들었다”라며 “실적이 돋보이지 않는 한 자리가 불안한 것이 당연하다. 이직을 알아보거나 자리를 옮긴 동료도 꽤 된다”고 전했다.

은행과 모기지 업체들은 실적 및 수요 감소에 따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모기지 대출 액수는 247억달러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37%와 41%나 감소했다. 2분기의 경우 이 감소폭이 45%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출이 줄면서 각 업체의 순익 또한 1분기 1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0%이상 줄었다.

한인 상장 은행의 한 간부는 “눈치가 빠른 직원, 특히 젊고 이중언어가 가능하며 테크놀로지에 밝은 사람들은 온라인 은행이나 투자 자문회사, 자산관리직 등으로 옮긴 사람이 많다”라며 “집값 및 금리 급등으로 주택 및 상업용 시장이 위축됐지만 고객들이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의미는 아니다.올해 현재 미국인들의 세이빙과 체킹에는 2조달러 이상의 자금이 있고 에퀴티가 수 만에서 수 십만달러인 고객도 흔하다. 자금의 흐름이 다른 금융 상품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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