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모기지 보험료 삭감 검토…불평등 완화 목적

미 연방주택금융청(FHA)이 주택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보험료 삭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확히 얼마를 낮출지 아직 밝히지 않았으며, 신규 조치가 발표되기까지 몇 주에서 몇달이 걸릴 수 있다고 FHA는 전했다. 지난 3월 미 캘리포니아주(州)에 있는 한 주택이 매매로 나와 있다. [A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신규 주택 구입자와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자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에 부과되는 보험료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주택 공급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뒀던 바이든 행정부가 장기 모기지 금리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주택금융청(FHA)은 모기지 보험료 삭감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정확히 얼마를 낮출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 FHA 관계자는 신규 조치가 발표되려면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주택도시개발부(HUD)의 한 고위 관리는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다른 우선순위적인 요인들을 참작해 잠재적인 보험료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기지 업계 관계자들은 신규 대출자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한 달에 50~70달러(약 6만5000원~9만1000원)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WSJ에 따르면 일부 분석가들은 FHA가 고려하고 있는 규모보다 크다고 내다봤다.

미 주택 가격은 공급 제한으로 인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주택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40만달러(약 5억1900억원)를 넘어섰으며, 임대 웹사이트 ‘아파트먼트 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4월 미 전역 평균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상승했다.

동시에 모기지 금리 가격의 급등도 주택 시장에 악재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30년 고정 모기지론의 평균 금리는 연초 3.2%였지만 현재 약 5.7%로 급증했다.

모기지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신규 주택 구입자가 주택으로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보험료를 인하하는 것이 공정하다며 연간 보험료를 현재 0.85%에서 약 0.55%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이언 샤폘 모기지 컨설턴트는 해당 비율로 연간 보험료를 줄이게 되면 신규 주택 구입자가 30만달러(약 3억8900만원) 대출 기준으로 연간 약 700달러(약 90만8600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집계된 FHA의 보험 기금은 1000억달러(약 129조8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모기지 보험료 인하를 두고 공화당 의원들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소속 팻 투미 미 펜셀베이니아주(州) 상원의원은 “주택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인 시기에 모기지 보험료를 인하하는 것은 높은 주택 수요와 가격을 불러올 것”이라며 “납세자들을 신용 불량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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