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효율 1~2%P 높이면 연 1000억 절감 효과”

한화큐셀 직원이 모듈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지난 12일 찾은 충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진천2공장. 손으로 집기만 해도 쉽게 부서지는 약 160㎛ 두께의 웨이퍼는 약 300m에 달하는 생산라인에서 표면이 깎이고(식각), 여러 겹의 막을 덧입고(증착), 열처리하는 등 7단계의 공정을 거쳐 태양광 발전의 기본 소재인 셀로 거듭났다. 이 셀들을 가로로 5개씩, 세로로 11~13줄 연결하고 앞뒤에 글라스를 대고 압착하는 등 8단계의 모듈 공정까지 마치면 태양광 패널로 출하된다.

셀 생산라인에는 일정한 기계음 소리만 가득할 뿐 직원을 마주치기 힘들었다. 대신 시범 생산 중인 ‘탑콘(TOPCon) 셀’은 자동무인운반차가, 현재 양산 중인 ‘퍼크(PERC) 셀’은 천장 가까이에 설치된 컨베이어벨트가 실어날랐다. 모듈 생산라인에서도 출하 직전 육안으로 품질을 점검하는 일부 작업 외에는 자동화된 공정이 진행됐다. 빨간 빛의 경고등이 울릴 때에만 직원들이 다가가 해당 공정을 확인했다.

이는 진천 공장이 전 공정 자동화된 스마트 팩토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화큐셀은 공장 내 물류 이동과 작업환경 제어, 불량관리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또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제품 품질을 유지한다. 트라큐 시스템은 QR코드와 비슷한 원리로 셀 공정에 들어가기 전 웨이퍼의 전면에 레이저로 고유한 인식 코드를 새겨 전 공정을 추적한다. 트라큐 시스템으로 하루 약 200만장 출하되는 셀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성능을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진천에서 열린 미디어간담회에서 한화큐셀은 2023년 4월 탑콘을 상업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연 300㎿ 시범 생산 중인 탑콘의 생산 용량을 내년 4월부터 1.5GW까지 늘려, 국내에서 연간 퍼크 3.9GW. 탑콘 1.5GW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탑콘은 셀에 얇은 산화막을 삽입해 기존보다 발전 효율을 약 1%포인트 올린 셀로, 시제품 기준 발전 효율은 약 24.4%다. 현재 전세계 태양광 시장의 약 90% 이상 차지하고 있는 퍼크의 발전효율은 23% 가량이다.

한화큐셀은 내년 발전효율 계획을 최대 24.85%까지 올려 경쟁사 대비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 시장의 대부분을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환경에서 기술적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한화큐셀은 발전효율을 1%포인트라도 올리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서세영 한화큐셀 셀R&D팀장은 “1~2%가 작은 수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연간 출하량을 감안하면 1000억원 이상 생산단가 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셀을 반으로 잘라 출력을 높이는 ‘하프셀’, 셀 사이의 간격을 없애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게 하는 ‘제로갭’ 등 발전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만큼,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차세대 셀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큐셀은 ‘페로브스카이브’ 기반 탠덤 셀을 2026년 6월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상부에는 광물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용해 단파장 위주로 흡수하고, 하부의 실리콘은 장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식으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론상 한계 효율은 44% 수준이며 실제 양산 시 효율도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진천=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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