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속도조절 기대에 달러강세 주춤…유로화 다시 1달러 위로

위안화·파운드화 등 가치 일제히 올라…금값·유가도 ↑

달러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 지폐
달러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 지폐[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달러 강세가 주춤하면서, 1유로의 가치가 한 달여 만에 다시 1달러 위로 반등하는 등 다른 통화 가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3시 15분(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 15분) 기준 주요국 통화 6개와 비교한 달러화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 지수가 전장 대비 1.118% 하락, 지난달 20일 이후 최저인 109.7을 기록했다.

달러 가치 하락은 지난주 4.338%까지 치솟았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4.0317%로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에서 경기후퇴 우려 속에 소비와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조짐이 잇따라 나오면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온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2.5%로 전날의 96.2%보다 하락했고, 12월에는 0.75%포인트 대신 0.50%포인트를 올리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폭을 시장 예상치보다 작은 0.5%포인트로 결정하면서, 통화긴축 정책이 수요 둔화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평가한 뒤 향후 금리 인상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유로화 가치는 전장 대비 1.11% 오른 1.0079달러로 지난달 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화·재정정책 간 엇박자에 따른 혼란으로 총리까지 교체된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도 향후 정국 안정 기대 속에 이날 1.1625달러로 1.33% 올랐다.

최근 달러당 7.3739위안까지 오르며 2010년 거래 시작 후 최고치를 찍었던 중국 위안화 역외 환율도 이날 달러당 7.1825위안으로 내려갔다.

중국 국영은행들이 전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고시환율도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단기적으로 바닥을 형성했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라 중기적으로는 추가 하락 여지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행(BOJ)의 초저금리 정책 기조 유지 속에 약세가 두드러졌던 엔/달러 환율은 146.290엔으로 1.11% 내려왔다.

달러화 약세는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끼쳐,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665.09달러로 0.8% 상승했다.

여기에는 달러 이외 통화 보유자들의 구매력이 올라간 데 따른 측면도 있지만, 금 현물 보유의 기회비용을 높이는 연준 기준금리 인상이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의 원유 수출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87.91달러로 3% 상승했다.

달러화는 한국시간 27일 오전장에서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시간 오전 10시 21분 기준 달러 지수는 109.6으로 추가 하락했으며, 역외 위안화/달러, 엔/달러 환율은 각각 7.1773위안·146.03엔, 달러/유로·달러/파운드 환율은 각각 1.0082달러, 1.1635달러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86% 빠진 1,413.93원이다.

금 현물은 온스당 1,670.12달러, 12월물 WTI 선물 가격은 88.3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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