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버드대처럼…서울대, 기숙형 대학 ‘LnL’ 시범사업 이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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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서울대가 대학의 숙원 사업이었던 기숙형 대학(RC) 시범사업을 이달부터 재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한다. 대학은 다양한 학과 학생을 모은 기숙사로 융복합형 인재를 기대하고 있지만, 학생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지가 향후 관건으로 예상된다.

15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서울대의 기숙형 대학 시범사업인 ‘LnL(Living&Learning)’이 재학생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한다.

희망자가 선정되면 관악기숙사 9층에서 거주하며 LnL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된다. 내년 3월에 입학하는 신입생도 참여할 수 있다.

서울대는 지난달 LnL 운영단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제 직원을 채용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했다. 이달 초에는 재학생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기숙형 대학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영국 옥스퍼드 등 유명 대학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대학생들이 기숙사에서 교육, 체험학습, 멘토링 등 각종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어 대학 특화 인재를 양성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세대 송도캠퍼스 등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서울대는 이전에도 2007년 장기발전계획 등을 통해 기숙형 대학에 대한 한 차례 논의를 시작했지만,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당시 재학생들은 “의무적으로 기숙사 거주하는 건 불합리하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기숙사 건설 등 복합적인 문제로 결국 사업이 철회됐다.

15년 만에 다시 시작한 시범사업에서는 의무가 아닌 희망자에 한해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이 경우 기숙생과 비기숙생 간의 위화감 조성, 희망자가 저조할 가능성 등이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김지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이와 관련 “이달 설명회를 열었을 때는 재학생의 관심이 높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발간한 ‘2022-2040 장기발전계획’을 통해 2026년 완료를 목표로 기숙형 대학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대가 기숙형 대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국내 다른 대학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재학생 중 희망자가 많을 경우 일종의 선발과정을 거쳐 LnL에 참여할 재학생을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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