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귀재’ 버핏, TSMC에 41억달러 투자…반도체 시장 청신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올해 3분기에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주식을 처음으로 포트폴리오에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보유 지분 공시를 통해 3분기에 약 90억달러(약11조9000억원)를 주식에 투자했고, 이 가운데 TSMC 주식 매입에 41억달러(약 5조4300억원) 이상을 썼다고 밝혔다. 지난 9월 30일 기준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TSMC 주식예탁증권 규모는 6010만주다.

버핏은 정보기술(IT) 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점한 기업에 대한 투자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문사 가드너루소앤드퀸의 파트너 톰 루소는 “세계가 TSMC의 제품 없이는 돌아가지 않게 됐다고 버크셔해서웨이가 믿는 것 같다”며 “갈수록 일상생활의 중심이 돼 가는 반도체를 내놓는 데 필요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과 수요 위축 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침체된 가운데, 버핏의 ‘배팅’은 그가 향후 반도체 업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는 지난 9일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추가 반도체 공장 건설을 선언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약 120억달러를 투자해 3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TSMC는 지난 2020년 같은 지역에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도체 산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제조사들이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향후 10년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연 1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을 바탕으로 업계가 막대한 생산 시설 투자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버크셔해서웨이는 TSMC 외에도 건축소재 업체 루이지애나 퍼시픽과 월가 금융회사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 주식도 각각 2억9700만달러(3937억원)와 1300만달러(172억원)어치 신규 매입했다고 공개했다.

또한 셰브런,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셀러니즈,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보유지분을 확대했고, 액티비전 블리자드, 뱅크오브뉴욕멜런, 제너럴모터스(GM), 크로거, US뱅크코프 지분은 축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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