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 만들 여유 없다…생계 위해 투잡 뛰는 사람 증가

Two female workers
[adobestock]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 된 2020년 4월 이후 미국 내 직장에서는 본격적인 부업(투잡 ·two jobs)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재택근무와 비대면 업무 처리가 급증하면서 부업을 통해 추가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었다.출퇴근 시간이 줄어들며 생겨난 여유에 직접 대면의 필요성이 사라지니 부업을 통한 수입 증대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한동안 이어지던 부업 열풍은 코로나 19확산이 둔화되고 본격적인 직장 복귀가 시작되며 줄어들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뒷주머니 차기에 민감해진 기업들의 감시가 강화되자 부업하는 직장인은 더욱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40년래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를 강타하면서 다시 투잡 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얼마 전부터 한동안 손을 놨던 부업을 시작했다는 한인 최 모씨는 2년전과는 부업의 목적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2년 전의 경우 정부의 부양금도 있고 물가와 금리도 낮게 유지되다 보니 추가수입과 여가활용 그리고 자기개발 등의 목적으로 부업을 했다면 이제는 얇아진 지갑을 채우기 위해서 나선다”라며 “실제 소득이 눈에 띠게 줄면서 자구책으로 돈이 더 필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부업을 겸하고 있는 한인 임모씨도 “2년 전에는 부업을 통한 여유 돈 확보가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생활비 충당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라며 “단순히 식비나 유류비 등 한가지 종목만 올랐다면 그쪽 부분을 자제하며 균형을 맞출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이 다 오르니 부업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부업 증가의 원인은 각종 경제지표 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고용 시장을 보면 외적으로는 탄탄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례로 지난달 미국에서는 26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하지만 이 수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 중 상당수는 부업을 추가 고용으로 판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연방 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11월 기준 미국의 부업 인구는 16만 5000명이 증가했다. 이는 5월에서 10월까지 6개월 평균 6만명의 약 2배에 달한다.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부업 증가의 원인을 실질소득 감소에서 찾으면서 26만개나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수는 부업이 포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업 증가의 원인은 물가 인상폭과 임금 인상폭만 비교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 10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 대비 7.7%나 올랐지만 임금은 2.8%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도 물가 인상폭이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일자리 증가세까지 계속될 경우 물가는 오르고 실질소득은 줄어드는 악순환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물가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는 한 부업 증가세는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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