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 침체가 인플레 억제에 도움”

WSJ “가전, 가구, 리모델링, 이사 등 연관 산업 수요 동반감소”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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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유례없는 고물가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들어 7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부 지표로는 미국의 주택시장이 2007∼2009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정도의 혹독한 침체에 빠졌으며,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대하는 물가상승률 축소와 경제활동 위축이 향후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제로 금리 시대에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드라이브 속에 빠르게 식고 있다.

미 모기지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 3월 4%에서 지난 가을 7%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11월 현재 미국인들이 매달 갚아야 하는 모기지 상환액이 연초 대비 43% 급등한 상태다.

주택 임차료도 둔화세다. 지난 2년간의 가구수 급증세가 가라앉고, 40년 만에 가장 많은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 여파다. WSJ는 이러한 주택시장 침체는 가전, 가구, 리모델링, 이사 등 다른 연관 산업의 수요를 함께 떨어뜨리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강력한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주택시장 자체만으로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3분의 1, 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6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내년 이후 물가 지표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주거비용이 물가 지표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시작된 집값 하락과 임차료 상승세 둔화는 내년 물가 상승률을 큰 폭으로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주택시장 침체만으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로 낮아질 것으로 확신하기는 어렵다. 임금 상승세가 소비자들의 지출을 뒷받침해 기업들이 계속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 휴스턴에서 부동산신탁회사를 운영하는 릭 캄포는 “임금상승 압력은 진행 중”이라면서 올해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예년보다 임금을 훨씬 더 올려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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