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효자동에 자리한 한국고고학회 사무실. 우리나라 기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예고했던 중국 해킹 그룹이 실제로 우리말학회, 한국고고학회를 비롯한 12개 학술기관의 홈페이지를 해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경찰이 중국 국적으로 추정되는 해커 조직의 사이버 공격으로 대규모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에 국제수사공조 요청서를 공식적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공개한 국내 학술기관 홈페이지 등 국내 12개 기관 해킹 공격이 이뤄졌던 최종 인터넷주소(IP주소)를 토대로 중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에 국제수사공조 요청서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킹 공격을 예고한 샤오치잉의 소행이 맞는지 수사 중”이라며 “중국 공안과 미 연방수사국(FBI)에 공조 수사 요청서를 이번 주께 내부적으로 보냈다. 해당 국가들에 요청서가 도달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중국 외에도 해커들의 IP주소가 여러 나라에도 확인된 상황이어서 해당 국가에도 국제수사공조 요청서를 보냈다. 현재도 (해커들의) IP주소가 요청서를 보낸 나라들 외에도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기에 추가 요청서를 계속 보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로 경찰은 해커 조직을 추적하기 위해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30여명 규모의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지난 25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등 12개 기관이 중국 해커 조직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피해를 입은 홈페이지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우리말학회 ▷한국고고학회 ▷한국학부모학회 ▷한국교원대학교 유아교육연구소 ▷한국보건기초의학회 ▷한국사회과수업학회 ▷한국동서정신과학회 ▷대한구순구개열학회 ▷한국시각장애교육재활학회 ▷제주대학교 교육과학연구소 ▷한국교육원리학회를 포함한 총 12곳이다.
이번 공격은 혐한 성향으로 알려진 중국 해커 조직 ‘샤오치잉’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샤오치잉은 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 내 교육 관련 홈페이지 70곳을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 공공기관에서 탈취한 데이터 54GB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샤오치잉은 ‘새벽의 기병대’라는 뜻 혐한 성향의 중국 해커 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