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예금 이자율 경쟁에 한숨만 는다

“얼마나 올려야 할지 참…”한인상장은행의 고위 간부인 C씨. 출근 직후 커피 한잔과 함께 자리에 앉아 각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예금 상품의 이자율을 둘러보는 순간 두통이 밀려온다. 보통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적과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데 요즘은 이 말도 다 헛소리다. 적게는 1%에서 많게는 2% 이상 높은 이자율을 주는 곳이 널려 있는데 남의 돈(고객의 예금)을 가져오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

다른 한인은행의 베테랑 지점장 Y씨도 이자율 고민에 흰머리만 늘고 있다.

재량이 허락하는 한 최대 이자율을 보장했지만 “미안해요, 1%넘게 더 준대”라며 발길을 돌리는데 막을 방도가 없다.

한인은행 보다 높은 이자율을 주는 곳을 찾기는 정말 쉽다.

인터넷 검색엔진에 CD 등 예금 상품 이자율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최소 한인은행과 같거나 이 보다 높은 이자율을 보장하고 있다.

실례로 마커스(골드만 삭스)나 CIT 뱅크만 해도 얼마 전부터 4.5%와 4.65%의 CD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고 캐피털 원, 아마존이나 싱크로니 뱅크 등도 이자율 5%가 넘는 CD를 런칭했다. 포브라이트나 BMO 등은 5.25%의 CD를 최소예치금 1000달러에 출시했다. 이밖에 수십 개 이상 은행들이 이자율 최대 5.5%에 달하는 CD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이자율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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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은행에서 크레딧유니언이나 핀테크 기업까지 돌리면 이자율은 더욱 올라간다.

이 중 샌디에고 프론트웨이브 크레딧유니온은 18개월 만기의 CD 상품에 6%의 이자율을 제공하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허슬머니블로그 등 다양한 금융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프론트웨이브 크레딧 유니언은 샌버나디노와 리버사이드 등 인랜드엠파이어 지역과 샌디에고 카운티에 거주하는 주민이 이를 입증하는 서류와 함께 온라인 또는 14개 지점에 방문해 CD 상품을 오픈할 경우 1000달러 예치금에 이를 제공하고 있다. 또 18개월이 아닌 CD 상품의 이자율 역시 타 은행 대비 약 1%가 높은 수준으로 최근 고객이 급격히 유입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들 핀테크와 크레딧 유니언 등은 은행에 비해 높은 이자율은 물론 낮은 예치금,조기 출금에 대한 벌금 폐지 그리고 3~6개월 단위의 기간 분할 등 고객의 편의성을 최대화하는 것으로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

이에 비해 뱅크오브호프와 한미, PCB, 오픈, Cbb 그리고 US 메트로 등 한인은행들은 예금상품에 최대 4.3%선의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최대 4%선인 웰스파고, 2%를 넘기지 않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 JP 모건 체이스 등 미 대형은행보다는 높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타 금융기관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인상장 은행의 한 간부는 “고객의 조건(대출 등 기타 상품 이용 또는 신규 가입 등 )과 현장 관계자의 재량에 따라 광고에 명시된 요율보다 조금 높은 이자율을 적용 받을 수도 있지만 냉정히 말해 이자율 만으로는 타 금융기관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고 볼 수 없다”라며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흐름 속에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타 은행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가려면 일단 이자율을 높일 수 밖에 없지만 이미 경험했듯 이자율을 높이면 순익과 순이자 마진이 줄고 대출에 필요한 예대율도 낮아지며 추후 경기가 호전됐을 때 지출 부담까지 높아질 수 있다. 도대체 인상폭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다 “고 한숨지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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