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말실수로 구설에 오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한국(South Korea)’을 ‘남미(South America)’로 잘못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애코킥에 위치한 노조 교육 시설을 방문, 자신의 경제 구상에 대해 연설하며 미국 제조업 부활을 위한 그간 노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공급망 사태가 발생했던 초기를 거론하며 “우리는 동아시아에서 생산이 중단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의 자동차를 조립하는 데에 대략 3천개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반도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이어진다”며 “이로 인한 대가는 엄청났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이제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며 “나는 ‘남미(South America)’, 아니 ‘한국(South Korea)’의 대기업에 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느냐고 물어본 바 있다. 그들은 미국의 노동력이 세계 최고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미국 제조업 부활을 경제 분야 자신의 주요 성과로 강조해 왔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은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입법 장치로 거론했다.
그는 특히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핵심 사례로 삼성과 SK 등 한국 대기업의 대규모 미국 투자를 여러 차례 내세운 바 있다.
재선 도전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크고 작은 말실수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하는 잠재적 리스크 가운데 하나다.
최근에는 조상들의 고향인 아일랜드 방문 도중 뉴질랜드 럭비팀(All Blacks)을 아일랜드 독립전쟁을 진압한 영국 경찰(Black and Tans)로 잘못 부르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였던 고(故)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기념일을 맞아 고인의 맏며느리 생일을 축하하며 정작 당사자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축가를 부르며 얼버무리는 모습이 영상에 잡혔다.
지난해 9월에는 백악관 행사에서 교통사고로 이미 사망한 연방 하원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문재인 대통령으로 지칭했다 바로 정정한 바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극우 성향 지지자인 ‘마가(MAGA·Make American Great Again)’ 공화당원 및 의원들의 연방부채 상향 협상 요구를 비판하며 “이들이 FBI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려 하고, 400만 아이들을 굶주림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모든 연방 정부 프로젝트는 미국 노동자에 의해, 미국의 생산품을 이용해 수행돼야 한다”며 강력한 미국 제조업 보호 정책인 ‘메이드 인 아메리카’에 대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