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에 식량의존 안한다…남아공서 첫 옥수수 선적

중국 베이징 COFCO 그룹 본사[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미국으로부터 원자재 공급망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이 식량 안보에서도 우려가 커지자 수입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접촉한 아프리카에서 이번에 첫 성과를 거뒀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처음으로 사료용 옥수수 5만3000t을 선적해 본국으로 운송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최대 국유곡물업체인 COFCO를 통해 성사됐다. 이 그룹은 수년간 브릭스(BRICS)의 일원이자 중국의 일대일로(一一路)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는 남아공에서 시장을 개척해왔다. 현재 남아공 43개 농장(면적 7만ha)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둔 상태이며 자체 대두 가공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COFCO는 이번에 수입한 사료용 옥수수를 국내 기업에 바로 공급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벌크선을 이용해 곡물 운송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SCMP에 밝혔다.

중국은 최근 주요 곡물 확보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농산물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중국이 주로 수입하는 콩, 옥수수 등의 대부분은 미국산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중국은 2060만t의 옥수수를 수입했는데, 이 중 72%가 미국산이었다. 미국산 옥수수 비율은 올해 1분기 37.8%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최대 수입국이고 브라질과 우크라이나가 그 뒤를 이었다.

SCMP는 옥수수를 조달하기 위해 남아공까지 손을 뻗은 것은 중국이 주요 곡물 확보에 필사적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아프리카 외에도 남미 국가로 공급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을 상쇄함으로써 곡물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지난해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는 통에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공급량이 36% 감소하자 중국은 브라질산 옥수수를 더 많이 수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국제무역선물(IFT)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브라질산 옥수수 수입량은 216만t으로 일본을 제치고 브라질의 최대 옥수수 구매국에 등극했다.

중국 농업농촌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옥수수 자급률은 2032년까지 96.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연간 수입량은 685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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