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0.6% 성장…내수 못살리면 내년 제한적 성장

[뉴시스]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올해 3분기 소비와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2분기보다 0.6% 성장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계절조정)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10월 26일 발표한 속보치와 같다.

분기별 성장률은 올해 1분기 0.3%, 2분기 0.6%에 이어 세 분기 연속으로 0%대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한 대부분 항목에서 증가세가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음식숙박과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늘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가 늘어 0.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늘어 2.1% 증가한 반면에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 2.2% 감소했다.

3분기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를 중심으로 3.4% 증가했다. 수입의 경우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3% 늘었다.

다만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반영한 결과 GDP에 대한 지출항목 중 건설투자가 -0.2%포인트, 수출이 0.1%포인트 내려갔다. 수입이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반면 정부소비는 0.2%포인트 상향됐고, 설비투자도 0.5%포인트 올려졌다.

수출과 수입 증가세가 모두 하향 조정됐지만 순수출의 기여도는 속보치인 0.4%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상향됐다. 반면 앞서 성장에 도움이 됐던 민간소비의 기여도가 속보치인 0.2%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줄었다. 건설투자(0.3%포인트), 정부소비(0.0%포인트), 설비투자(-0.2%포인트), 지식재산생산물투자(0.0%포인트)는 속보치와 같았다.

이에 따라 3분기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5%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줄어든 반면 정부의 기여도는 속보치인 0.2%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증가했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전분기 대비 순수출과 내수, 민간, 정부 성장기여도가 모두 증가 전환한 것을 보면 성장의 질이 괜찮다고 볼 수 있다”면서 “올해 성장률이 1.4%가 될 가능성이 지난 속보치 발표 때보다는 소폭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 회복과 관련해서도 최 부장은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수출과 생산이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증가한 점을 볼 때 저희가 보기엔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수출 물량은 2분기 이후 전기 대비 증가를 계속하고 있으며, 11월 들어서는 통관 수출도 14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소비가 성장을 0.1%포인트 밀어올리며 간신히 성장 기여에 보탬이 된 터라, 회복세가 미미한 수준이다. 최 부장은 “고용 여건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물가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있어 소비 제약 요인으로 상존해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소비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30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고물가 지속에 따른 내수 부진을 감안해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에서 2.6%로 올리고,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2%에서 2.1%로 내려잡았다.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내년 상황에 영향을 줄 것이란 이야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1월 신용카드 사용 등 명목 지표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금리에 내수 부진이 발목을 잡아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은 올해보다는 올라가겠지만, 제한적인 회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수출이 개선된 것은 맞지만 경기 반전을 이룰 만한 정도는 아니”라면서 “기본적으로 소비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내년엔 기저효과로 2%대까지 성장할 수 있더라도, 국민이 체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전기 대비 1.6% 상승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3.0% 늘어난 수치다. 실질 GNI는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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