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서울 강동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송두영(37) 씨는 최근 몇 년간 해온 고민과 다른 결의 고민에 빠졌다. 우선 지난 2021년 8월 삼성전자에 약 2000만원을 투자하며 ‘76층(주가 7만6000원대에 매수했다는 뜻)’ 주민이 됐던 연금 생활자인 송 씨의 어머니가 2년이 넘는 기다린 끝에 수익권에 들어온 것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쉰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추매에 나서겠다는 어머니의 의지가 내심 불안하기 때문이다. 송 씨는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최소 ‘8만전자’를 넘어 ‘9만전자’까지도 갈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많다며 어머니께서 지금 삼성전자 주식이 쌀 때란 말씀을 만날 때마다 하신다”며 “지난 수년간 주식 투자에 대한 손실 걱정에 고생했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말리고 싶지만, 본인 의지가 워낙 강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송 씨의 어머니와 같은 삼전개미들은 최근 삼성전자 대부분 평가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테일 시장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키움증권 고객들의 삼성전자 주식 평균 매수가격은 7만4800원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 중반에 오른 시점이 지난달 중순께임을 고려하면, 비교적 최근인 1∼2주 이내에 평가손실 구간에서 평가이익 구간으로 진입한 것이다.
지난해 초 5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감산 효과 등에 힘입어 상반기 내내 꾸준히 올랐다. 다만 하반기에 접어들자 한동안은 6만5000∼7만3000원대 사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횡보세를 보였다.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전망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두드러지면서 작년 11∼12월 두 달간 약 19% 상승했다. 12월 한 달 동안에는 10.56%나 올랐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투자자는 12월 한 달간 삼성전자 보통주 1조57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매도세는 거셌다. 개인은 총 2조886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자자들의 관심은 추가 상승 여력에 쏠려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9만1958원이다. SK증권이 지난해 11월 10만원을 제시해 가장 높고, BNK투자증권이 8만2000원으로 가장 낮다.
최근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전날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4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높여 잡으며 “올해 2분기부터는 감산 폭 축소에 따른 고정비 분배와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반도체주 강세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최근의 흐름에 의구심을 표하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 전망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한 코스피 상단 2800선과 유망 업종으로 일제히 반도체주를 꼽은 것, 둘 중 하나는 틀린 전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을 좋게 보면서 지수 상단을 2800으로 유지할 수는 없다”며 “현재 코스피 2650선에서 반도체를 더 좋게 본다는 얘기는 삼성전자는 10%, SK하이닉스는 그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고, 그렇게 되면 지수는 2900을 넘어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의 기업이익 전망치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레벨을 고려할 때 지수 상단 2800선 전망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라고 폄하하기도 어렵다”며 “결국 올해 증시 컨센서스는 반도체 업종 강세 주장이 맞아 코스피가 전망치 상단을 뚫거나 아니면 반도체 강세 전망이 틀리고 밴드 상단 전망이 맞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되며 컨센서스 중 하나는 틀리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