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냉탕온탕’ 지역 행보…‘보수 심장’ 대구 이어 ‘대표 험지’ 광주행[數싸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넥타이를 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지역 신년인사회 행보에 나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전체 대권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른 한 위원장은 지난 2일엔 ‘텃밭’인 대구를 방문했고, 오는 4일엔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험지인 광주를 찾는다.

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오는 4일 오전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국민의힘 광주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4일 오후에는 충북도당 신년인사회 일정도 예정돼 있다. 한 위원장은 또한 5일엔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경기·인천지역의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하고, 이달 8일엔 보수 세가 강한 강원도당 신년인사회를 찾는다. 오는 14일엔 충남도당 신년인사회도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한 위원장의 이번 광주행에 대해 ‘중도 확장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변죽을 쳐 복판을 울리는 전략”이라며 “민주화의 상징적 의미가 깊은 광주 방문을 통해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의 중도·무당층 확장을 꾀하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 위원장은 새해 첫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보수 정당 출신인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 참배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까지 참배하기도 했다.

또 한 위원장은 전날엔 국민의힘 대전시당과 대구시당·경북도당 합동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현재 한 위원장에 대한 호감도는 충청권에서도 이른바 ‘보수 성지’인 대구·경북 지역만큼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의 의뢰로 지난해 12월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한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는 24%로 나타났다. 이는 22%를 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보다 2%포인트(P) 앞선 수치로, 여야 대권주자를 합쳐 1위다.

특히 해당 조사를 지역별로 보면 대전·충청·세종 지역의 한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는 31%로, TK는 30%로 집계됐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감’을 묻는 조사에서도 대전·세종·충청 지역의 한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는 29%, TK는 25%로 조사됐다. ‘보수의 심장’인 TK 지역보다 충청권 지역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리서치 조사는 지난해 12월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두 조사 모두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충청 지역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한 위원장의 젊음과 신선함, 그리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맞상대란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충청 출신인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 탓에 충청권에서 대놓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못하던 것이 한 위원장으로 옮겨가며 물꼬가 튼 것”이라고 봤다.

한 위원장은 전날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전은 우리 당에게 언제나 역전 승리의 상징”이라며 “지금보다 한 번만 더 생각하고 한 번만 더 주위를 설득하시고 한 번만 더 우리 서로 서로를 응원하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저는 4월 10일 이후에 제 인생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거가 이 위대한 대한민국과 이 위대한 동료시민들의 미래를 정말로 크게 좌우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저는 헌신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또 이후 방문한 대구시당·경북도당 합동 신년인사회에선 “대구·경북은 우리 당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정말 어려울 때 끝까지 우리를 지켜준 우리의 기둥”이라며 “대구는 저의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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