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수출’ K-라면, 국가별 순위 달라진 이유? [푸드360]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K-푸드’ 열풍 속에서 유럽권이 수출 순위 상단에 오른 것이 특징이다. 서유럽 국가로 한국 라면의 인기가 퍼지면서 향후 수출량 증가도 기대된다.

8일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라면 수출액은 9억52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24%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11월까지 공식 집계된 라면 수출액은 2022년을 넘어선 상황이었다. K-라면은 또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국가별 수출액 순위가 눈에 띈다. 라면을 먹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비아시아권에서 한국 라면이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1~11월 기준 수출액 1위 국가는 중국이다. 이어 미국(2위), 일본(3위), 네덜란드(4위) 순이었다. 2022년 4위였던 필리핀을 제치고 네덜란드가 상위권에 올라섰다.

지난 2022년 수출액 2999만달러에 머물렀던 네덜란드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한국 라면은 현지 주요 슈퍼마켓 체인을 점령했다. 농심은 2021년 말부터 ‘알버트 하인’, ‘윰보’ 등에 주요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삼양식품 역시 해당 슈퍼마켓 체인에서 불닭볶음면 등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K-푸드의 전체적인 성장세와 맞물려 유럽권 수출이 늘고 있다”며 “버스 정류장 광고를 비롯해 점유율이 높은 마켓에 입점해 유통 채널도 빠르게 늘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 모습. [연합]

가까운 유럽 국가의 특성상 네덜란드에서 서유럽 국가로 수출되는 사례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덜란드는 서유럽 국가의 중개 무역 거점 국가”라며 “유럽 수출이 늘면서 덩달아 네덜란드 수출도 증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문화에 익숙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인당 라면 소비량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8위였던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5위로 3계단 상승했다.

K-라면의 성공 열쇠는 ‘K-콘텐츠’다. 한국 영화와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한국 라면이 자주 노출된 것이 소비로 이어진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먹기 챌린지도 인기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BTS 등 글로벌 인기 아이돌 그룹이 맛있게 먹는 모습도 촉매가 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K-컬처와 K-푸드가 확산하면서 라면을 먹어보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첫 구매 이후 재구매, 반복 구매가 수출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시설 증설도 꾸준하다. 농심은 캘리포니아주에 미국 2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2022년 4월 가동을 시작했다. 제2공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라인 1개를 추가해 가동한다. 삼양식품은 수출 전용 생산기지인 밀양1공장을 지난해 5월부터 가동 중이다. 밀양2공장 완공 목표는 202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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