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이번 주 탈당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신당 창당 움직임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등 민주당 내 혁신을 주장해온 비명계(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상식’(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의 거취 결단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잠시 멈췄던 민주당의 ‘분당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모습이다.
이원욱 의원은 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저희 스스로가 정말 어마어마한 고민들이 많다”며 “길게 늘어뜨릴 수는 없고 결단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4명의 의원이) 공동 행동을 하겠다는 것은 수 차례 걸쳐 말씀드렸고, 공동 행동 내용은 네 가지 선택지를 말씀드려왔다”며 “경선 참가하겠다, 불출마하겠다, 탈당하겠다, 신당으로 가겠다 이 네 가지 선택지 중 저희가 기자회견 직전에 의견을 마지막에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택 방향이나 시점에 대해선 “의견을 (아직) 안 모았기 때문에 어느 게 앞서 있냐 말씀드리기는 좀 애매한 것 같다”며 “많은 원로들 의견을 아직까지도 청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지금 입원 중인 상황인데 퇴원 전에도 뭔가 할 수 있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 “총선의 시간이라고 하는 건 계속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 회복 정도와 민심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지만 거취 관련 결단을 마냥 늦출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원칙과상식의 향후 행보를 두고 이 전 대표와 논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을 포함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 등 이른바 ‘제3지대’ 신당 창당 추진 세력을 묶어 세우는 데 역할을 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전날 이 전 대표가 이번 주 후반께 탈당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신당 창당을 가시화 한 상황에서, 원칙과상식 모임 의원들이 이 전 대표 신당 합류 등 탈당을 전제로 향후 거취를 정할 경우 민주당의 분당 리스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공천 상황 등에 따라 향후 현역 의원 추가 이탈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주중 탈당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검토 중이다. 탈당에 대한 미안함과 소회를 전하고, 본인이 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밝힐 것으로 보인다. 창당과 관련해서도 대략적 구상과 생각 등을 전할 전망이다. 안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