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베켄바워 별세에 눈시울…“아버지 같은 분”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선수·감독으로 호흡 맞춰 우승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독일 축구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프란츠 베켄바워의 별세 소식에 그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또 다른 ‘독일 레전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9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오늘은 내게 매우 슬픈 날”이라며 베켄바워를 추모했다.

그는 “베켄바워는 내게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분이고, 축구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 준, 내게 매우 중요한 분”이라고 말했다.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클린스만 감독은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겠지만, 여러분들과 이 슬픔을 같이 극복하고자 한다. 오늘도 우리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하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베켄바워 감독이 이끈 서독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로서 3골을 넣으며 우승을 이끌었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하는 안드레아스 쾨프케 코치도 당시 독일 대표팀 선수로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린 사이다.

베켄바워가 유치위원장과 조직위원장을 맡아 개최 전반을 이끌었던 2006년 독일 월드컵 때에는 클린스만 감독이 독일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개최국 독일을 3위에 올려놨다.

프란츠 베켄바워 [로이터]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협회를 통해 영상으로도 ‘스승’의 별세를 애도했다. 그는 “베켄바워는 수십 년 동안 독일 축구의 리더였다. 1960∼1980년대에 걸쳐 펠레(브라질)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선수였고, 감독으로도 월드컵에서 우승했다”고 베켄바워의 업적을 기렸다. 이어 “2006년 월드컵을 독일로 유치하기도 했다. 이 대회는 독일에서 ‘여름날의 동화’로 불린다”고 회상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는 훌륭한 성품을 지녔다. 늘 친절하고, 공손했으며, 고마워했다. 선수들에겐 멘토일 뿐만 아니라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며 “축구계 전체가 매우 슬퍼할 것이며, 특히 독일은 최근 수십년간 가장 카리스마 있었던 스포츠계의 리더를 잃었다”고 슬픔을 표현했다.

축구협회도 이날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베켄바워의 사진과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일 빕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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