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하교를 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 인구가 지난 2년간 연속 감소했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않으면서 출산율을 더욱 끌어내리고, 갑작스러운 ‘제로 코로나’ 종료로 사망자가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는 펑슈젠 호주 빅토리아대 선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의 분석을 인용, 지난해 중국의 신생아 수가 900만명 이하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 중국의 신생아 수는 956만명으로 1949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연구팀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출산율 저하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부동산 부문의 위기가 심화하는 등 고강도 방역정책 종료 이후에도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맞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기준 1.09명으로,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연구팀은 “인구 감소는 곧 근로자와 소비자가 줄어든다는 뜻”이라면서 “인구 감소와 함께 2위 경제 대국의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으며, 노인 돌봄과 퇴직급여 비용 관련 부채가 많은 지방 정부의 부담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22년 12월 종료된 제로 코로나 정책의 종료도 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방역 규제를 해제한 뒤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에 재확산하면서 사망자가 급격히 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실제 중국 인구의 5%가 거주하는 저장성은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화장이 70%나 급증했다고 보고한 바 있고, 미 시애틀의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는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월 사이 30세 이상 중국인들 사이에서 원인과 관계없이 187만명의 초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최근 중국의 인구 감소세가 가속화되면서 현재 약 14억명인 중국 인구가 2100년엔 5억8700만명으로 급감할 것이란 인구추계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펑슈젠 연구팀의 보고서를 소개하며 출산 장려금과 육아 수당, 주택 구매 우대 혜택 등 중국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출산 장려책이 결혼과 출산을 피하는 젊은층으로부터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펑 연구원은 “중국의 느린 경제 회복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떠한 출산장려 정책보다 출산율에 더 큰 역할을 한다”면서 “(심지어) 지난해 신생아 수가 800만명에도 못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