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 로고. [사진=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미성년자가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 조치를 강화한다. 미국 주 정부들의 소송 압박 속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18세 미만 미성년자 계정에서 자해, 폭력, 섭식장애 등 유해 콘텐츠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몇 주 내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에서 13세 미만은 데이터 수집 관련 법안에 의해 보호받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은 미성년자는 상대적으로 보호가 취약했는데, 나이에 적절한 게시물을 볼 수 있도록 필터링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조치에 따르면 18세 미만 사용자의 계정에는 자동으로 가장 엄격한 콘텐츠 설정이 적용되고, 16세 미만은 성적으로 노골적인 내용을 볼 수 없게 된다.
또 팔로우한 계정이 공유한 내용이라도 유해 콘텐츠일 경우 검색, 열람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자해 등과 관련된 내용을 검색할 경우 전문가 상담을 소개하는 기능, 10대 계정이 모르는 계정에 의해 태그되는 경우 이를 알려주는 기능 등도 추가했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해 10월 미국 내 41개 주 정부가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나왔다. 주 정부들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으로 미성년자 정신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도 메타가 유해·불법 콘텐츠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정보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이번 조치에도 청소년들이 검색어 입력시 신조어를 만들거나 의도적으로 오기하는 식으로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페이스북 전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의 한 내부 고발자는 2021년 내부 문건을 폭로하며 "페이스북 제품들은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부추기며 민주주의를 약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의회 청문회에서 "페이스북 경영진은 어떻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알지만 사람보다 천문학적인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필요한 변화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메타는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10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틱톡과 경쟁해왔으나 점유율에서 밀리고 있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의 플랫폼별 이용 비율은 틱톡 63%, 인스타그램 59%, 페이스북 3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