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경복궁 낙서 사주한 ‘이 팀장’, 언론사 제보도 지시했다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담장이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알리는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돼 있다.[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10대에게 경복궁 담벼락 낙서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알려진 '이 팀장'이 범행 이후 언론사에 제보도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경복궁 낙서를 지시한 일명 '이 팀장'이 임모(17)군과 김모(16)양에게 범행을 지시한 뒤 언론사에 제보하도록 추가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김양은 실제로 범행 직후인 지난달 16일 새벽 3시쯤 지상파 등 언론사에 사진과 함께 범행 현장을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임군은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일하실 분에게 300만원을 드린다'는 글을 보고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A씨에게 연락했다가 경복궁 훼손 지시를 받았다. 이후 착수금과 택시비 명목으로 10만원을 받은 뒤 지난달 16일 여자친구인 김양과 동행해 오전 2시께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과 서울경찰청 담벼락 등 3곳에 스프레이 낙서 범행을 저질렀다.

'이 팀장'은 임군에게 경복궁 낙서 범행을 제안하면서 자신이 "월 1000만원씩 받는 직원들을 데리고 있다. 이번 일을 잘하면 너도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군이 집에 컴퓨터가 없다고 하자 컴퓨터도 지원해주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사주진 않았다고 전해졌다.

'이 팀장'은 임군이 범행을 마치고 경기도 수원으로 돌아간 이후엔 연락을 끊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임군에게 "도망가라"는 메시지도 한 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임군과 김양은 범행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 경찰에 붙잡혔고, 경찰은 '이 팀장' A씨를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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