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전기가 준비하는 미래’를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민지 기자 |
[헤럴드경제=김민지(라스베이거스)·김현일 기자] “5~10년 뒤에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자부품을 이끄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삼성전기가 미래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MLCC, 카메라, 기판 등 현재 보유한 핵심기술 기반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동시에 휴머노이드 관련 신기술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Mi-RAE(미-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장 사장은 “AI를 접목한 휴머노이드가 일상 생활과 산업에 적용되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할 것이며 미래 산업의 기술 실현은 반드시 부품·소재가 기반이 돼야 가능하다”며 “이 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래 프로젝트는 ▷전장(Mobility Industry) ▷로봇(Robot) ▷인공지능(AI)·서버 ▷에너지(Energy)를 의미한다.
특히, 2~3년 내 양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진척된 ▷실리콘 캐패시터 ▷글라스(Glass)기판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소형 전고체 전지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등을 소개했다.
글라스 기판은 서버 CPU용, AI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되는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글라스 기판 시제품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25년 시제품 생산·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전기가 준비하는 미래’를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민지 기자 |
실리콘 웨이퍼를 활용한 실리콘 캐패시터는 크기가 마이크로 단위로 매우 작아 반도체 패키지의 면적과 두께를 슬림하게 설계할 수 있다.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위치할 수 있어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하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는 실리콘 캐퍼시티를 2025년 고성능 컴퓨팅 패키지 기판에 양산 적용하고, 향후 서버·네트워크, 자동차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DAS·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필요성이 커진 하이브리드 렌즈는 플라스틱과 유리 렌즈의 장단점을 결합한 새로운 렌즈다. 고온·흠집 등에 강하고, 생산 효율성이 높다. 삼성전기는 2025년부터 양산을 계획 중이다.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전지 사업도 준비 중이다. 장 사장은 “현재 신뢰성 조건을 보증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웨어러블 시장 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형 그린 에너지 기술인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사업도 준비한다. 삼성전기가 개발 중인 SOEC는 MLCC의 원재료인 세라믹 기반으로 700℃ 이상의 고온에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삼성전기는 2025년 시제품 개발,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차세대 플랫폼인 휴머노이드 분야에 대응하기 위해 광학설계, 정밀가공, 구동제어 기술을 활용한 신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시스템·AI 데이터 처리를 위한 패키지기판, MLCC와 센싱을 위한 카메라모듈, 전원공급 및 구동기술을 적용한 액츄에이터 등의 기술 개발이 대표적이다.
장 사장은 “다가올 미래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어떤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사업체질 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