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미운 우리 새끼'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방송인 박수홍이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친형 내외에게 각각 징역 7년, 3년이 구형된 일을 놓고 착잡하고 황망한 마음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홍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노종언 변호사는 다수 매체에 "국민의 법 감정을 비춰볼 때, 수십억원대 횡령에 대해 이 정도 구형량이 나온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굉장히 아쉽지만 현행 사법 체계상 이 정도는 평균"이라며 "결국 수십억원을 횡령해 이 정도 형을 산다면 법경제학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게 더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노 변호사는 "박수홍은 이 사건에 대해 말을 아끼는 편"이라며 "하지만 배우자를 통해 전달받은 바로는 굉장히 착잡해하고, 황망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친형이 심문 과정에서 '박수홍을 아들처럼 생각했다'거나, 어머니가 법인카드와 상품권을 썼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안타까워했다"고 했다.

방송인 박수홍. [연합]

검찰은 10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박수홍 씨의 친형 진홍 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박 씨의 아내이자 박수홍의 형수인 이모 씨에게도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박진홍 씨가 횡령한 돈을 박수홍 씨를 위해 썼다고 주장하면서 내용을 은폐하려고 했다'며 "현재까지 피해 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박수홍 씨에게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상황을 유발해 죄질과 태도가 불량하다"고 했다.

이 씨에 대해선 "개인 생활을 위해 법인 자금을 사용하고도 반성하지 않았다"며 "박수홍과 관련한 악성댓글을 게시하는 등 추가적 가해 사실도 확인됐다"고 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 등 일부를 제외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해온 박 씨는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박수홍의 개인 통장을 부친이 관리했고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매매 등 사안은 모두 가족과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회사 법인카드가 학원비, 헬스장 등록 등에 쓰인 데 대해선 "가족기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사용해도 될 줄 알았다"며 '임직원 복리후생'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눈물도 보였다. 그는 "수홍이는 제 자식 같은 아이"라며 "부모님과 열심히 뒷바라지를 했는데 이렇게 법정에 서게 됐다. 내가 몰라서 그런 게 있다면 죗값을 받겠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이 씨 또한 "가족이 한 순간 범죄자 가족이 됐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진행된 검찰의 피고인 신문에서도 박 씨는 "언론에서 기사가 나오면 가슴이 떨린다. 구치소에 수감됐던 이후 불안 증세가 심해졌다"며 "우울증 수치도 높고 간 수치도 높다고 큰 병원에 가보라더라. 검찰과 대질 심문 당시에도 힘들었다"고 했다.

박 씨는 2011~2021년 박수홍 씨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며 회삿돈과 동생의 개인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2022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형수 이 씨도 일부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초 박 씨 등이 횡령한 금액은 61억7000만원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검찰은 61억7000만원 중 박 씨가 수홍 씨의 개인 자금에서 횡령한 액수를 당초 28억여원에서 중복된 내역 등을 제외한 15억원 가량으로 수정해 공소장 내용을 변경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