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와 담 쌓은 ‘은둔형외톨이’ 청년의 슬픈사연

순천시청이 민관 합동으로 쓰레기 더미 원룸에서 홀로 사는 청년의 집을 방문해 청소를 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외부와 단절된 채 쓰레기 더미로 가득찬 원룸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던 20대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행정관청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 수 있을 전망이다.

12일 순천시에 따르면 삼산동(동장 김준화) 행정복지센터는 지난 9일 외출하지 않고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 A(24.휴학생)씨 집을 찾아 민관 합동으로 저장강박에 의해 집안에 가득 채워진 쓰레기 더미를 수거하고 대청소 및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A씨는 그가 살고 있던 원룸 집주인에 의해 발견됐는데 집주인 B씨는 "작년 봄부터 외부와 단절된 채 바깥 출입을 하지 않고 홀로 지내는 청년이 있다"고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에 신고했다.

시청 사회복지 공무원 등이 청년집을 방문한 결과 집안에는 배달 음식물 쓰레기와 1회용기 등 각종 묵은 쓰레기로 뒤덮였으며 이로 인한 날파리 꼬임과 심한 악취로 청년의 건강마저 위태로운 지경이었다.

이 청년은 일체의 바깥 활동을 하지 않은 채 배달음식으로만 삼시세끼 끼니를 때워온 것으로 시청 조사 결과 밝혀졌다.

시청 담당부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학생은 이성 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입었다고 하며 부모가 거주하는 자택과 왕래하지 않고 1년 가까이 대인을 기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청소 봉사활동에는 마중물보장협의체, 우리동네복지기동대, 순천지역자활센터 등 민관합동 22명의 회원이 참여해 집안 가득 쌓인 생활 쓰레기 5t과 음식물 쓰레기 120L를 수거하고 방역소독을 마쳤다.

삼산동마중물보장협의체 김용주 위원장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청년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루빨리 안정을 찾길 바란다”며 “앞으로 이런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동사무소와 협력하여 복지 사각지대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화 순천시 삼산동장은 "이 청년이 세상으로 나와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심리상담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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