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 영등포구 성애의료재단 성애병원을 방문해 종사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정부가 부족한 간호인력 공급을 위해 현재 간호학과 편입 후 3년을 다니는 것을 2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간호학사 편입집중과정’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10개 대학을 대상으로 총 400명 정원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12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간호학사 편입집중과정 도입을 위한 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총 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올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내년에 이 같은 과정을 2년간 운영하는 내용의 시범사업안을 내놨다.
현재 간호학과에 학사 편입하게 되면 통상 2학년 과정부터 시작해 학위 취득까지 3년이 소요되는데, 이를 2년으로 줄여 간호사 공급 확대를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활동 간호사 부족으로 인해 정부에서 매년 약 800명씩 간호학과 입학 정원을 늘리고 있지만, 저출산 기조 등을 고려할 때 정원의 지속적인 증가는 불가능하며, 간호사 수급 통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2010년부터 편입학 인원을 확대해 왔지만, 증원 정책이 한시적으로 시행돼 양질의 간호교육을 제공하기 어려우며, 타 전공에 비해 1년 더 긴 교육 기간은 경제적 부담과 교육자원의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진은 5년 연속 간호교육 인증평가를 받고, 전임교원 확보율이 우수하며, 부속·재단병원으로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갖춘 대학에 ‘편입집중과정’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연구진이 제안한 과정은 한국간호교육평가원 기준에 따라 자연과학 과목 8학점 등을 사전 이수하는 경우, 입학 후 전공·실습 등을 추가로 이수해 총 130학점을 이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이미 미국 등에서 다양한 선수과목 이수 시스템을 기반으로 1∼2년의 집중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의 학업성취도나 면허시험 합격률, 임상 수행능력이 4년제 간호학사 과정 졸업생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들었다.
연구진이 다른 학문 전공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학과 학사편입 과정을 통해 2년 내에 졸업할 수 있다면 지원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41.8%(209명)에 달했다.
다만, 복지부는 사업 주체가 교육부인 만큼 교육부와 협의가 완료돼야 추진 가능하며, 협의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임강섭 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교육부에서 타 학과 편입과정 등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4월 정부가 마련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에 따른 것이다. 당시 정부는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돌보는 수준으로 간호사 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간호사 배출 확대 방안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