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 씨.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사건’에 연루된 건설업자 윤충전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은 여성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윤씨가 자동차에서 동승자와 최음제를 먹여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허위로 윤씨를 고소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A씨가 윤씨에게 빌려줬던 20억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윤씨를 압박하기 위해 허위 주장을 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윤씨도 A씨를 찾아가 성관계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윤씨 부인도 A씨를 간통죄로 고소하는 등 사건은 맞고소 국면으로 번졌다.
형법상 무고죄는 타인이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고소했을 때 성립한다.
1심은 A씨의 무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지난해 8월, 이같이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윤씨와 A씨가 평소 성관계를 자주 가진 사이였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A씨의 무고 혐의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1심은 “A씨가 윤씨와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가진 이후 급작스럽게 연인 사이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윤씨가 다수의 여성들과 성관계를 하면서 성적흥분 효과 있는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정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윤씨가 약물을 먹였다는 A씨의 진술은 이 사건 성관계가 감정적 교류 없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1심은 “A씨와 윤씨 중 어느 한 사람은 진실을, 다른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윤씨의 진술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검사가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5-1형사부(부장 구광현)는 지난 5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이 A씨와 윤씨의 진술을 두루 고려하여 성관계가 이뤄진 경위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2심) 판결을 수긍했다. 대법원은 “원심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윤씨의 무고 혐의도 2020년 11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