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北미사일에 “韓美 선거 영향 위해 도발수위 더 높일 수도”

북한이 올해 처음으로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올해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외신은 북한이 올해 한국과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도발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AP 통신은 이번 발사에 대해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선거가 있는 해에 지역적 적대감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또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국과 대치 국면의 판을 키우는 동시에 4월 한국 총선,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자 추가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서거나 한국에 대한 제한된 물리적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한국 진보세력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서 북한과 화해를 모색하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길 원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양보를 얻을 수 있다고 믿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덧붙였다.

외신들은 이번 발사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전날 이뤄진 점에도 주목했다.

로이터는 최 외무상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으로 오는 15~17일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하면서 "고립된 북한이 러시아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된 것과 함께 미국이 관련 러시아 개인과 기관을 제재한 것을 언급하고, "러시아와 북한은 무기 거래를 부인했지만 지난해 군사 관계를 심화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AFP도 최 외무상의 방러 계획과 관련, 지난해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및 후속 고위급 교류로 인해 양국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AFP에 "북한이 한국에 호전적 수사를 강화한 직후이자 북한 외무상의 방러 직전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단순한 시험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러 군사협력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악화할 수 있고, 중동에 세계의 관심이 쏠린 동안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도발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무력시위는 한국을 넘어서는 우려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은 탄도 미사일 시험을 통해 북한 핵무기가 미국을 공격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고위층과 주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미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핵무기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선전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2시55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진 이 미사일을 두고 북한이 지난해 11월 엔진 시험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한 신형 고체연료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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