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냉정한 진단…”올해 세계 성장력 약화”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15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행사 주최 측은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다보스포럼은 이날 전 세계 경제학자 5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내고 “올해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의 56%는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력이 약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세계 경제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거나 성장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44%였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력을 ‘매우 약함’, ‘약함’, ‘중간’, ‘강함’, ‘매우 강함’ 등으로 구분하고 올해 매우 강한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은 아예 없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유럽의 경우, 저성장 전망이 더욱 뚜렷해졌다. 올해 유럽에서 약하거나 매우 약한 경제 성장을 예견한 경제학자가 전체의 77%를 차지했는데, 이는 작년 9월 조사 때보다 배 가까이 증가한 비율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미국과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은 경제학자들이 유럽에 비해 경제 성장력을 높게 봤지만 낙관적 시각이 많이 줄었다.

작년 9월 조사 당시 이들 지역이 올해 중간 정도의 성장력을 보일 것이라는 데 경제학자의 78∼79%가 동의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60%까지 내려갔다.

중국은 경제학자의 69%가 올해 중간 정도의 성장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의 반등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소비 둔화와 산업생산 감소 등이 함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포함된 동아시아에 대해서는 올해 경제 성장력이 약하거나 매우 약할 것이라고 보는 경제학자가 15%에 그쳤다. 중간 이상의 성장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데 85% 이상이 동의한 것인데, 국가별 전망을 따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지난해처럼 심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77%는 노동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봤고 70%는 금융시장 또한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중 패권 경쟁과 세계 곳곳에서 빚어지는 전쟁과 무력 충돌 등 지정학적 갈등이 경제 권역을 분열시키는 현상은 가속할 것으로 예견됐다.

경제학자들의 70%는 이 같은 분열이 올해 심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정학적 갈등 요인이 세계 경제와 주식 시장에 변동성을 유발할 것이라는 데에는 80% 이상의 경제학자가 공감했다.

지정학적 이유로 향후 3년 이내에 경제 블록화가 확대될 것(80%)이라고 보거나 국가별 소득격차가 확대될 것(56%)이라고 보는 의견도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중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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