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석(오른쪽)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과 칼리드 모살람 PEER 디렉터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진 재난 분야 세계적 연구기관인 미국 UC 버클리 대학 태평양 지진센터(이하 PEER)와 16일(현지 시각)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PEER는 미국 UC 버클리 대학에 본부가 있으며, 20개 이상의 대학, 컨설팅 회사, 주·정부기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다기관 연구조직이다. PEER에서는 구조 및 지반, 지질/지진, SOC, 라이프 라인(수도관, 가스관, 송유관, 전기통신선로 등 선형의 도시기반시설 네트워크 연결망), 공공정책 등의 다양한 분야에 성능기반 지진공학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지진공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국내외 크고 작은 지진발생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1월 1일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노토반도지진, 작년 2월 6일의 규모 7.8의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의 경우 많은 인명 피해 및 건물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모로코 지진과 아프가니스탄 지진은 규모가 각각 6.8, 6.3으로 지진에 취약한 조적조 건물(벽돌, 콘크리트블록 등을 쌓아 올린 건물)을 중심으로 큰 인명피해가 집중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2년 말 기준으로 국내 건물 중 5층 이하 민간 중소규모 건축물이 약 97%를 차지하며, 이중 내진율은 15% 수준이다. 국내설계기준에 따르면 건물 종류에 따라 내진설계기준이 6.0 ~ 6.5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모로코와 아프가니스탄 지진과 유사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도심지 노후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지진 발생 시 신속하고, 선제적인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한 지진 안정성 확보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건설연과 PEER는 지진재난과 관련해 지진피해 저감, 지진해석 분야 등에 대한 기술협력을 진행한다. 또한 성능설계 지진 공학에 대한 수치해석, 실대형 실험, 공공 정책 결정 등에 관한 기술 및 경험 교류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연은 상반기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지진 안정성 확보를 위한 융합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시설물의 지진피해 저감, 내진 안정성 향상 등을 위한 해석 및 평가 기술 분야’에 대해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 공동 연구추진 등 다양한 연구개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은 “지진 재난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연구기관인 PEER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관련 기술 교류 및 융합연구 추진 등 지진 분야의 선도적 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내진 선진국들도 아직 확보하지 못한 대도시 저층 밀집 주택 지역들의 지진 안전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함으로써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