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 모습.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테슬라가 중국에서 전기차 가격을 인하한 지 일주일 만에 독일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모델 Y 가격을 인하한다.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주저하는 등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유럽 전역에서 모델 차량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독일에서 모델 Y 롱 레인지와 모델 Y 퍼포먼스의 가격을 각각 4만9990유로(약 7300만원), 5만5990유로(8100만원)로 5000유로(730만원) 인하했다. 종전 가격에 견줘 9%와 8.1%를 할인한 수준이다. 모델 Y 후륜 구동 모델의 가격도 4.2% 떨어뜨렸다.
테슬라는 프랑스에서도 가격을 6.7%까지 인하했고, 덴마크에서는 최대 10.8%까지 낮췄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에서도 최대 7%대까지 가격을 인하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8% 내린 215.55달러를 기록, 장중에는 3.6% 가까이 빠졌다. 가격 인하와 증권사 UBS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여파다.
앞서 테슬라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베를린 근처의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의 대부분을 중단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테슬라는 홍해 선박 공격으로 인한 운송 경로 변경으로 인한 부품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테슬라는 이러한 조치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전기차 수요가 일반적으로 둔화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정부 보조금이 삭감되고, 고금리로 인한 높은 대출 비용으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재고한 것이 가격 인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독일 연방 자동차 당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에서 신규 등록한 테슬라 차량은 9% 감소한 6만3685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독일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11.4% 증가했지만, 테슬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결과 테슬라는 독일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폭스바겐에 내주는 굴욕을 겪었다. 지난해 독일 전기차 시장에서 폭스바겐 시장 점유율은 13.5%로 12.1%인 테슬라보다 높았다.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 둔화 우려에 증권사들도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웰스파고와 UBS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각각 8% 이상, 11% 가까이 낮췄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종가 기준으로 1월 현재까지 이미 11.5% 하락했다. 오는 29일부터 내달 11일까지 베를린 인근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테슬라는 홍해에서 선박에 대한 공격으로 인한 운송 경로 변경에 따른 부품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