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월에 실내공기 가장 나빠” 다이슨, 공기청정기 250만대 분석

한국(서울), 중국(베이징), 일본(도쿄)의 연간 공기 오염(PM 2.5) 수치 월별 비교. [다이슨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한국의 실내 공기오염 수치가 연중 1월에 가장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겨울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데다 창문을 닫은 채 난방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실내 공기 질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다이슨은 2022~2023년 전 세계 가정에 분포된 약 250만대 이상의 다이슨 공기청정기에서 수집한 5000억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실내 오염물질을 가스와 오염 입자로 분류해 일별, 월별, 계절 및 한 해 동안의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조사 대상 31개국 중 20개국은 연 평균 실내 공기 질 수치가 실외보다 좋지 않았다. 여기엔 한국과 중국, 일본도 포함됐다.

인도와 중국이 연 평균 초미세먼지 수치가 가장 높았으며 튀르키예가 3위, UAE가 4위, 한국이 5위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전 국가의 연 평균 실내 초미세먼지 수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간 지침(5 µg/m³) 수준을 초과했다. 특히 인도는 11배, 중국은 6배, 튀르키예와 UAE는 4배, 한국·루마니아·멕시코·이탈리아는 3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가입 연구 대상국의 실내외 초미세먼지(PM2.5) 수치. [다이슨 제공]

한국의 경우 연 평균 실내 초미세먼지 수치가 18.17 µg/m³로, 실외 수치(17.24 µg/m³) 대비 5% 가량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중 1월에 공기 오염수치가 가장 높았다. 1월의 평균 초미세먼지 수치는 가장 낮은 8월 대비 2.6배 이상 높았다.

다이슨은 “폐쇄된 공간에서 (난방으로 인한) 연소 작용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공기 오염을 유발하는 물질이 실외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실내 공기 질이 악화된다”며 “실내 공기 질에 대한 관심 제고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도시별로 보면 연 평균 초미세먼지 수치가 가장 높은 곳은 델리(인도), 베이징(중국), 상하이(중국), 선전(중국), 부산(한국) 등 모두 아시아 국가의 도시였다. 델리는 세계보건기구 가이드라인을 14배 이상, 베이징은 6배 이상, 상하이는 5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탄불(튀르키예), 두바이(아랍에미리트), 서울(한국), 멕시코시티(멕시코), 비엔나(오스트리아)가 그 뒤를 이었다.

글로벌 연구 대상국의 계절별 연간 초미세먼지 수치. [다이슨 제공]

조사 대상 국가 대부분은 하루 중 오후 6시에서 오전 12시에 실내 초미세먼지 수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장, 학교 등 외부에서 귀가해 가족 구성원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대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다이슨은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 및 도시의 경우 다른 시간대에 실내 초미세먼지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동남아시아(태국, 필리핀, 인도)는 오전 7시에서 정오 사이가 가장 수치가 높았으며 한국의 경우 예외적으로 자정부터 오전 7시 사이에 오염도가 가장 높았다.

다이슨 과학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휴 몽고메리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중환자실 의학과장은 “사람들은 대기 오염을 실외나 도로변 환경에만 국한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일생 생활에서 밀접한 주변의 오염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오염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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