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람’에 바이든은 표정 관리?…“反트럼프 세력 결집할 것”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앳킨슨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가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도 승리할 경우 대세론이 확산할 전망이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을 거둔 가운데, 이 일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외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면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반(反)트럼프' 기치를 걸고 세력을 결집하기에 더 유리해져 연임 가능성이 최고로 높아질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재집권'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재대결을 하면 민주당 내 불만세력이나 부동층을 바이든 대통령 쪽으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된다는 이야기다.

2020년 민주당 경선 때 피트 부티지지 캠프의 선임 고문이었던 리스 스미스는 "내가 아는 민주당원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겁에 질렸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팀이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얼마나 위험할지를 계속 반복해 강조하는 것 또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 대행을 지낸 도나 브러질은 "지금은 양측의 거대한 문화전쟁으로 비화했다"며 "트럼프를 지지하거나 아니면 반대하거나, 두 진영이 있다. 중간 입장은 없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또 다른 공화당 대권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견줘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대하기 더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온건 보스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끌어모으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도·부동층 표심에 호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나이 또한 51세로, 트럼프 전 대통령(77)보다 젊기에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세대교체론 측면에서 더 불리해질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극우 공화당 세력이 남북전쟁의 원인을 오도하는 등 "역사를 훔치려 한다"고 비판했다.[ 연합]

한편 대선 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압승을 거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등 실제 대선 후보를 향해 성큼 다가가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이오와 코커스 득표율은 51%였다.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1.2%)와 격차가 29.8%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아이오와 선거인단 40명 중 20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지했다. 2위인 디샌티스 주지사와 3위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19.1%)는 각각 9명과 8명을 챙겼다.

전체 공화당 대의원은 2429명이다. 이 중 절반인 '매직넘버' 1215명 이상을 얻으면 대선 본선행 티켓을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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