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업수당청구 16개월만에 최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의 한 가게에 직원 구인 공고가 전시돼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의 지난주(7~1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약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1월 7∼1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전보다 1만6000건 줄어든 18만7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 2만8000건보다 2만건 가량 적은 수치로, 3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 나갔다.

기업의 정리해고 현황을 반영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20만 건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해왔다. 20만 건 초반도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과 비교하면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만 건대로 추가 하락한 것은 미국 기업들이 노동자 정리해고에 신중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1만 건으로 전 주보다 2만6000건 줄었다.

이 같은 경제 지표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이 상당히 경색됐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그 이후에도 기업들이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대체로 해고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경제학자 매튜 마틴은 “대부분의 노동시장 지표가 수급 균형을 재조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해고 증가 없이 일어나고 있다”며 “계절적 요인이 감소폭을 과대평가하는 측면도 있지만, 낮은 수준의 실업 수당 청구건수는 고용보단 결원이 노동수요를 완화시키는 부담을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라이트슨 ICAP의 루 크랜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휴가철 이후 계절적 해고가 예년보다 완만해져 실업수당 청구 수준이 감소했다”며 “노동시장의 긴축이 현실로 일어나면서 고용주로부터 하여금 근로자 일시 해고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왜곡된 계절적 지표로 볼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한편 취업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업의 최고 경영자(CEO)는 1914명이 이직해, 2022년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의 앤드루 수석 부사장은 “큰 경제적 변화가 일어난 후 CEO가 전환되는 일을 우리는 그동안 목격해왔다”면서 “전염병, 공급망 충격, 노동 불균형 등과 같은 전례 없는 도전 속에 회사를 이끌었던 CEO의 전환이 일어나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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