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공무원도 “육아휴직 글쎄”…4명 중 1명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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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저출생이 가장 중대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한국 사회에서 공무원은 육아휴직을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 덕분에 비교적 출산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여성 사용자보다 남성 사용자가 현저히 적고,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간 사용 편차가 커 공직사회에서조차 육아휴직을 마음 편히 쓰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남성 공무원 4명 중 3명은 육아휴직을 사용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1일 행정안전부 및 인사혁신처,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 등에 따르면 2022년 국가공무원(교육공무원 포함) 및 지방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자는 총 5만9758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이 4만5247명으로 75.7%를 차지했고, 남성은 1만4511명으로 24.3%에 불과했다.

국가공무원만 놓고 봐도 전체 육아휴직자(3만7432명) 중 여성 육아휴직자는 2만8227명으로 75.4%에 달한다. 남성은 9205명으로 24.6%에 불과하다.

이는 지방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전체 휴직자 2만2326명 중 남성 휴직자는 5306명(23.8%)에 불과하고, 여성은 1만7020명(76.2%)에 달한다.

육아휴직 사용률에 있어서도 격차는 컸다.

국가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 대상자(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공무원) 중 여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7%였지만, 남성 공무원은 10.6%에 불과했다.

대구시를 제외한 16개 지자체 지방공무원은 육아휴직 대상자 중 여성 공무원의 40%가 육아휴직을 사용했지만, 남성 공무원은 15.5%가 사용하는 데 그쳤다.

이는 이웃나라 일본의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 사용률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일본은 2022년도(2022년 4월∼2023년 3월) 남성 국가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육아휴직 대상자의 72.5%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용혜인 의원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육아휴직을 쓰는 데 부담이 덜한 공직사회에서도 여성과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에 큰 차이가 있다”며 “이는 육아와 돌봄은 여성이 해야 한다는 편견이 남아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및 기관별 편차도 크다.

16개 지자체 중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경기도로, 육아휴직 대상자 중 37.4%가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가장 비율이 낮은 지자체는 21.6%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북이었다.

50개 중앙행정기관 중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기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55.6%)였다.

가장 사용률이 낮은 기관은 23명 중 1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4.3%)였고, 특허청(10.8%)도 낮은 사용률을 보였다.

중앙부처 중에서는 교육부가 34.3%로 가장 높았고, 해양수산부가 14.2%로 가장 낮았다.

용 의원은 “공직사회에서부터 육아휴직 활성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저출생 해결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부처 및 지자체 간 육아휴직 사용률 격차를 줄이고, 지방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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