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가니, 이젠 ‘친문’ 겨냥…‘친명’ 공천 화력 키운다[이런정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 출신들을 거론하며 총선 불출마를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기준 총선을 8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당내 갈등이 친명계와 비명계(비이재명계)를 넘어 친문(친문재인) 그룹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4월 총선에서 서울 중구성동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 전체를 겨냥해서 대립시키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최근 친명계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하고 나선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임 전 실장은 “인물 교체가 됐든 세대교체든 선거 때 늘 필요하고 그 자체를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일괄적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로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약간 대립시키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도가 엿보이는지’ 묻자 임 전 실장은 “충분히 행간에는 그런 이야기가 들어 있기 때문에 그분들 마음은 이해한다”며 “그러나 지금 이번 총선 목표에 부합하는지, 특히 지금 본인들의 그런 집단행동이나 주장이 민주당에, 이재명 대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조언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총선에 대해 “이 대표만으로 총선을 치를 수는 없는 것이고 이 대표가 없는 총선을 치를 수 없는 것”이라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더 많은 새로운 사람들이 총선에 중심을 구축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문재인 정부 때 일했던 많은 사람들의 참여도 덧셈 정치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자가 ‘이 분위기로 가다 보면 제3지대로의 탈당 행렬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는지’ 묻자 “충분히 그렇다”며 “사람 하는 일이라는 건 이해관계도 있지만 감정의 문제도 있다”고 했다. 또 이 대표가 이러한 상황에서 뭔가 액션을 해야 한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엔 “이 대표도 보고 계실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친명계의 불출마 목소리는 주말 이후 거세진 상황이다. 지난 19일 3선의 김민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 이를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치켜세우며, 민주당의 ‘선수 교체’로 이어지려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임 전 실장과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언급하며 “두 분이 출마하면 국민이 검사 독재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라 전 정부와 현 정부의 대결처럼 볼 수 있다”며 ‘물러서달라’고 촉구했다.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이제는 새 인물로 다른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적었다.

친명계 인사들로 구성된 원외 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향해 “당과 정권 차원의 권한과 책임이 컸던 분들이었던 만큼 민주당을 살리기 위한 길을 과감하게 선택해주길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했다.

전날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일괄적 배제는 일고의 여지도 가치도 없다고 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 하에서 지금의 검찰 정권의 탄생에 본의 아니게 기여한 분들이 있다면, 우리가 조치하겠다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책임감은 느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사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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