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면서 11월 초까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주식은 반도체, AI(인공지능), 바이오 등 이익 성장 모멘텀을 갖춘 업종으로 압축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종형(사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일 헤럴드경제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 금리 반등을 비롯해 미 대선 등 지정학적 리스크들이 국내외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반도체와 바이오 등 이익 체력이 양호한 주식과 우량 크레딧물(회사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조언했다. 또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예상 밴드는 각각 2400~2900선, 800~950선을 제시했다.
그는 올해 증시에서 가장 큰 변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꼽았다.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는 물가상승률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 센터장은 올 6월 전까지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또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고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될 경우, 금리 인하 폭도 시장 기대치보다 적을 것으로 봤다.
이 센터장은 “경기와 물가 모두 완만하게 내리는 연착륙으로 조기 인하 기대감은 올 상반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을 거치면서 후퇴할 것”이라며 “미 연준은 물가 하락에 따른 높은 실질 금리 수준을 낮추는 정도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미 연준과 한국은행은 각각 올 6월과 7월부터 25bp씩 세 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들면서 최근 들어 시장 금리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센터장은 “한미 중앙은행이 올 2분기 말부터 총 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연말 정책 금리는 미국 4.50%~4.75%, 한국 2.7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준이 금리를 실제로 내릴 때, 국내 증시는 실적 장세와 맞물리면서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미 대선과 금리 정책으로 커진 변동성을 대응하는 전략 1순위는 ‘반도체’다. 반도체 업황이 본격 회복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주로도 온기가 퍼져나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대형주에서부터 중소형주 모두 해당된다”며 “국내 증시로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량 크레딧물 선호 심리도 강해질 전망이다. 이 센터장은 “작년 말 가파른 금리 하락을 감안하면 채권 매력은 다소 낮아졌지만 장기 시계열로 봤을 때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했다. 이어 “경기가 연착륙할 경우 국채보다 회사채 투자가 유리하다”며 “채권금리 반등 시 우량 크레딧물을 매수하는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일본 증시는 올해도 성장세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일본 경제는 가계의 소비 여력 개선과 기업 투자가 회복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상화는 상반기 이후 정도에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 경제에 대해선 “제조생산활동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불안정한 부동산 경기가 발목을 잡으면서 느리게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