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양손으로 브이자를 그리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는 사상 첫 3만8000을 돌파했고, S&P500 역시 전장에 이어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AF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경기 낙관론에 힘입어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처음으로 3만8000을 돌파했고,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500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8.01포인트(0.36%) 오른 3만8001.81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3만8000으로 마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장에 이어 역대 최고치다.
S&P500지수도 전장보다 10.62포인트(0.22%) 상승한 4850.43으로 마감했다. 마찬가지로 직전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1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9.32포인트(0.32%) 뛴 1만5360.29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는 지난 19일 S&P500지수가 2년 만에 처음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최근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서 ‘미국 경제의 강한 체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비드 도나베디언 CIBC 프라이빗웰스U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까지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에 이끌려왔지만, 이제는 강력한 경제 쪽으로 선회했다”면서 “이는 아무리 높은 금리가 지속되더라도, 경제가 계속해서 활공할 것이란 믿음”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기술 분야 호황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솔리타 마르첼리 UBS 미주 지부 CIO는 “AI가 향후 10년간 글로벌 기술주를 견인하는 핵심 테마로 남을 예정인 가운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분야 선호도 역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이 증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주가에 금리 인하 기대가 상당수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오는 30일~31일 예정된 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 당국자들은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트레이더들이 보는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41.6%로, 불과 일주일 전 80%에서 크게 낮아진 상태다.
이번주 줄줄이 예고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역시 증시의 주요 변수다.
폴 놀테 머피앤실베스트 자산운용 전략가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다고 경제가 냉각되진 않을 것”이라며 “증시 향방은 오히려 이번주 실적 결과에 달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