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2노조도 통상임금 소송 추진…소송단 모집 나서 [비즈360]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동조합(2노조)이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소송에 참여할 소송단 모집에 나섰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1노조)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의 결론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별도의 소송을 예고한 셈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이하 열린노조)는 정기상여금과 개인연금 회사지원분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 청구를 위해 지난 19일부터 통상임금 소송단 모집을 진행 중이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고정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한 임금으로, 여타 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열린노조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이길 경우 고정시간외 수당과 연장근로수당, 심야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상승이 기대된다며 소송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특히 비연봉제(시급제) 및 교대직은 연봉제 직원이나 사무직보다 더 높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열린노조는 지난 2022년 6월 설립된 삼성디스플레이의 두 번째 노조다.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과는 무관한 독립 조직으로 결성됐다. 최근 부침을 보이고 있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1노조)의 대안으로 직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노조를 제치고 교섭대표노조로 인정받으며 지난해 5월 회사 측과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2023년 임금·단체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윤성희(왼쪽) People팀장(부사장)과 유하람 열린노동조합 위원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열린노조는 최근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와 함께 손 잡고 이른바 삼성그룹 내 ‘초(超)기업 노조’를 결성하는 등 활동 영역도 넓히고 있다. 초기업 노조 결성 이후 첫 행보로 통상임금 소송 카드를 꺼내들면서 통상임금 범위 산정을 둘러싼 노조의 목소리는 커질 전망이다.

열린노조 측은 “소송에서 이길 경우 보상 예상금액과 개인당 소송 참여비용은 이달 안으로 공유할 예정”이라며 “이달 31일까지 가입한 조합원은 열린노조에서 소송비용 일부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임금 소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1노조)이 2020년 12월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범위 재산정을 위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고정 시간외 수당과 개인연금 회사지원분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각종 수당에서 직원들이 손해를 봤다며 직급과 직군에 관계없이 이를 통상임금 인정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노조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 이듬해 3월 설비·제조 정규교대 직원(CL2 직급, 사원·대리)의 고정 시간외 수당을 자기계발비 항목으로 변경해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급여체계 개선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1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의 1심이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열린노조가 4년 만에 다시 별도의 소송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열린노조는 명절 귀성여비와 개인연금 회사 지원분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1노조의 주장과 일부 차이가 있다. 회사 입장에선 각각의 노조가 제기한 두 건의 통상임금 소송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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