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멕시코시티 F1 경기장 찾은 카를로스 슬림 [EPA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극심한 빈부격차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 내 1·2위 부호의 자산은 지난 3년간 평균 70% 가량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멕시코에 따르면 멕시코 통신재벌 그루포 카르소의 종신회장이자 멕시코 최고 부자로 꼽히는 카를로스 슬림(83)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지난해 기준 1000억 달러(약 133조원)를 기록했다. 2020년보다 58% 가량 증가했다.
슬림 회장은 텔멕스, 텔셀, 아메리카모빌 등 통신회사와 보험, 건설, 중소부품 제조사 등 여러 업체를 가지고 있는 기업인이다.그는 2010~2013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포스트(MS) 창업자를 제치고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발표된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 집계에도 12위를 기록했다.
여러 자선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슬림 회장은 1999년 멕시코시티에 별세한 아내 이름을 딴 소우마야 미술관을 지었다. 오귀스트 로댕과 빈센트 반 고흐, 에드가 드가, 클로드 모네 등 예술가의 진품을 시민과 관광객이 무료로 볼 수 있도록 개방 중이다.
그는 멕시코에서는 대통령급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로 ‘멕시코의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자신의 재단에 40억달러 이상을 기부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멕시코 2위 부자인 헤르만 라레아(82) 그루포 멕시코 최고경영자의 순자산가치는 320억 달러(42조8000억원) 가량으로, 3년새 125% 늘었다고 옥스팜 멕시코는 전했다.
옥스팜 멕시코는 관련 보고서에서 “두 사람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정부로부터 각종 사업권 접근에 대한 혜택을 누렸다”며 “그들의 부는 다시 정치적 권력으로 치환되는 고리를 만들었다”고 주장키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 일간 밀레니오는 멕시코 인구 1억3000만명 중 29만여명이 각각 100만 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인구 약 0.2%가 60%의 부를 축적하는 셈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옥스팜 멕시코 또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가 최저임금을 매년 20% 안팎 큰 폭으로 인상 중이지만 불평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빈곤율이 기존 41.9%에서 36.9%로 줄기는 했다”면서도 “경제적 불평등은 여전히 심하다. 멕시코 경제 분야 게임의 법칙은 불공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