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오른쪽)이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에게 설명하고 있다.[이상일 시장 페북 캡처] |
[헤럴드경제(용인)=박정규 기자] 기초단체장 능력중 하나는 정부나 광역자치단체로부터 특출한 노력으로 공모를 따오는 것이다. 공모 액수가 많을 수록 부족한 재원을 보충할 수 있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지자체 일수록 모든 부서가 공모에 매달린다. 지자체장은 지역 국회의원이나 유력정치인, 기재부 등 정부기관에 인맥과 로비는 댄다. 그렇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 지자체가 공모 따내기에 혈안이 된 상태여서 특출한 ‘재능’과 ‘프로젝트’로 승부수를 던져야한다. 공모선정은 하늘에서 감 떨어지듯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타 지자체는 국회의원을 동원하기도 하지만 용인은 이상일 시장이 직접 뛰어들었다. 그의 엄청난 인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후 1년간 전년 시장보다 무려 18배의 수확을 거뒀다. 이 시장 공모 비밀에는 많은 지자체들이 배워야 할 점이 있다. 이 시장은 용인소식지에 이러한 비밀을 공개됐다. 전국에서 벤치마킹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스케일도 역대급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은 ‘옛말’=굳이 하늘까지 거론하지 않아도 분발하고 혁신하는 쪽에 지원이 많아지는 것은 세상 이치다. 지자체장의 확 달라진 의욕과 비전에 중앙정부가 지원을 보태는 것도 당연하다. 지난해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지자체 명단에 유난히 용인시가 자주 보인다. 한번이라면 우연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공모를 ‘싹슬이’ 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상일 시장은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원픽(one pick) 시장으로 뽑힌다. 1년동안 정부나 경기도가 주관하는 공모사업에 용인시가 선정된 건수는 모두 55건. 중앙정부 41건, 경기도 주관 14건이다. 이 액수가 어느정도인지 체감하기위해 1년전과 비교했다. 민선 8기가 들어서기 전인 민선 7기때 마지막 1년간 공모자원 재원은 48억원(건수로는 48건)이다. 민선 8기 똑같은 기간에 지원액이은 무려 18 배 증가했다. 총 821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18배 늘어난 수확의 비밀=이 시장은 소통을 맡고, 실무부서는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시스템이 가동된다.여기까지는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보력과 인맥은 또 다른 문제다. 이상일 시장의 인맥과 정보력은 광역·기초단체장 중 전국 1위로 꼽힌다. 그는 3년간 실패한 공모를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3년간 실적을 4대분야(문화예술관광, 일자리정책, 건축,교통,교육복지)로 나눠 성공과 실패요인을 분석한 것이다. 공모를 알게되면 바로 부서별 사전검토제가 가동된다. 용인시정연구원 건설팅도 받아 제안서가 완성된다. 판단은 이 시장이 한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공모사업 동향을 수시로 파악해 전략수립에 활용했다. 동향은 곧 정보력을 의미한다.
▶이상일 시장 10대 공모 명작=이 시장은 인수위부터 반도체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용인시 키워드다. 결국 반도체 도시라는 용인시 슬로건이 완성됐다. 보통 지자체에 하나만 있거나 없는 반도체 실무부서를 1,2과 2개과로 늘렸다. 용인시의회에서는 하나면 충분하지 두개까지 필요하지않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는 ‘불의전차’ 처럼 밀어부쳤다. 드디어 정부가 반도체 분야 첨단 국가산단 특화단지 선정공모를 내자 그는 재빨리 완벽한 제안서를 냈다. 당시 산업자원부 복안은 메모리와 R&D,소재 부품 장비 등의 반도체산업단지 조성이었다. 이 시장은 선도기지(이동·남사 용인국가산단, 전진기지(원삼면 용인반도체 클러스타), 핵심연구기지(삼성전자 기흥미래연구소) 등 3개 중심기지로 나눠 성공을 거뒀다. 반도체 공모 성공의 서막이다. 이 시장은 성공에 심취하지 않고 바로 민선7기 공모해 실패한 도시재생사업을 분석했다.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기위해 시정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대학을 중심으로 데스크포스팀을 꾸렸다.스마트 재생에 관해 부지런히 관련부처에 역설해 용인중앙시장 일대 6만평 지역상권 활성화 공모도 따냈다. 이 시장은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을 만나 구상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국비 155억, 도비 31억원이 들어왔다. 뮤지엄파크와 한국민속촌 등 기흥구 일대 스마트 관광랜드를 조성하는 ‘스마트 관공도시 조성사업’은 정보력 싸움이다. 이 시장 안테나에 이 사업공모가 곧 있을 예정이라는 정보가 잡혔다. 긴급히 실무부서에 전달됐고 공모채비는 착착 진행됐다.결과는 성공이다. 국비 45억이 들어왔다. 지난해 9월14일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에 용인 백암초교 백암복합문화센터 조성사업이 선정됐다. 이 시장은 부지런히 학교를 돌면서 민원을 청취하다가 우연히 백암초 교장으로 부터 들은 대화를 기억해냈다.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용인반도체마이스터고와 연계한 백암문화센터 조성 방안을 찾아냈다. 40년이 넘은 기존 체육관을 허물고 새롭게 조성하는 이 사업 사업비는 전체 290억원이다. 교육부가 사업비 30%인(약 87억원)을 지원한다. 이와함께 ▷농림축산식품부의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공모(28억원) ▷‘2023년 한강수계 수변 녹지조성사업 공모에 성공, 한경유역관리청으로부터 국비 3억원, 환경부에서 6억5000만원을 받았다, 이어 ‘지역별무공해차 전환 브랜드 사업공모(6억5000만원) ▷광역버스정보시스템 구축사업 공모(4억)을 국토교통부로 부터 받았다.농림부 주관 ‘축산악취 개선 공모(국비 1억6000만원, 도비 8000만원,2% 저리융자금 4억원)도 성공했다. 10번째는 '13곳의 주민자치위원회 제안사업이 지자체 제안사업에 선정돼 도비 1억 2237만원을 확보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상일의 경제… ‘가치사슬’ 모델 적용=가치사슬은 경제용어로 기업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1985년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M. Porter)가 모델로 정립한 이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이론틀이다. 부가가치 창출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된 일련의 활동·기능·프로세스의 연계를 의미한다. 주활동(primary activities)과 지원활동(support activities)로 나눠볼 수 있다. 비용과 가치창출 요인을 분석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이상일 시장은 원삼반도체클러스터 기반시설 확충비 500억원을 따낼때 이 모델을 적용했다. 로비보다 실력이지 우연은 없었다. 조직의 자체 혁신과 노력, 공모 취지를 정확히 포착한 성과물, 그것이 이해되고 채택되도록 중앙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적극 접촉하고 소통한 시장, 이렇게 3박자가 한 치의 오차없이 맞물려 움직였다. 360조짜리 반도체 국가산단유치도 이런 식으로 이뤄졌다.
▶이상일시장의 인맥·정보력·조직력…역대급=정부 동향을 수시로 파악하기위해 정부 부처 장관을 평소 자주 만난다. 정보를 얻고. 목표물이 포착되면 실무부서가 함께 움직인다.난상토론도 벌어지고 결론이 나온다. 작은 의견이 묵살당하는 일은 용인시에선 절대 없다. 태스크포스팀에는 공무원 뿐만 아니라 교수, 전문가도 늘 참여한다. 철통보안도 생명이다. 당초 300조짜리 국가산단 용인유치 작전은 ‘007작전’을 방불케했다. 정부 공모사업의 특징은 하나하나 구체적 효과와 비전까지 엄격하게 따진다. 객관적인 심사에서 한 도시가 단골로 원 픽(one pick)으로 선정되는 일이 우연이라고만 할 수 없다. 경제이론이 도입되고 추진계획이 수립되면 공모 비즈니스에 이 시장이 ‘사냥’에 투입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상일 용인시장이 취임하고부터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도시는 용인으로 선정됐다. 국가의 어려운 난제도 평상시 해결해준다. 공을 인정 받는다. 잼버리 대원 3분의 1를 용인으로 데려와 떨어진 국격을 바로 세우는데 도움을 준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때 이살일 용인시장에게 감사의 전화를 여러번 했다. 가산점에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이 시장은 “민선 8기가 끝날 무렵 시민과 함께 만드는 미래의 용인르네상스라는 바로 이것이었구나”라고 시민들도 알게되고 엄청난 변화를 실감케된다고 자신만만하게 강조했다. 정부 공모사업 월척(越尺)의 비밀은 저절로 이뤄진것이 아니다. 지역 국회의원만 로비하고 읍소하면 끝이 아니다. 직접 발로 뛰고, 라인을 동원 로비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등 소홀한 부분이 있으면 안된다. 어차피 경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상일 용인시장은 늘 바쁘다. 경기도 랭킹 1위로 우뚝선 지자체 용인은 이렇게 탄생됐고 진행중이다.
[용인시 제공] |